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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채널이 다양화되고 시청자들의 시청 패턴이 바뀌었다고 변명한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다른 방송사에 비해 월등한 지위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을 모두 합쳐도 10%도 안나오는 게 말이 되는가. 월요일 예능의 프라이엄 시간대인 오후 11시대에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들의 시청률 합이 10%도 되지 않는다. 17일 방송분을 기준으로 '안녕하세요'의 시청률은 5.3%, '힐링캠프'는 4.6%에 불과하다. 합해서 9.9%다. 혹자는 앞서 언급한 변명을 들며 절대 낮은 수치가 아니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객관적으로 보자. 그러면 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프로들이 보여주는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는 말을 꺼내지 못 할 것이다. 먼저 '안녕하세요'와 '힐링캠프'가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다큐스페셜 - 1974년 영등포의 두 아기, 그 후'보다 낮은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사프로그램보다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은 건 상식인데 지금 이 두 예능프로그램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종합편성채널의 예능프로그램과 수치가 엇비슷하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추락했을까. 그나마 5%대의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는 '안녕하세요'는 논외로 하고 '힐링캠프'에 주목해보자. 솔직히 말해 지금 '힐링캠프'에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안녕하세요'가 고정 MC체제를 유지하고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인 점을 감안하면 '힐링캠프'는 연예인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안녕하세요'보다 좋은 성적표를 보여주는 게 맞다.


하지만 올 해 '힐링캠프'가 보여준 성적표는 완전한 패배라는 평가가 어울리는 성적표다. 올 한 해 소치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이라는 굴직굴직한 대형 이벤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힐링캠프'는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유일하게 소치 올림픽 특집으로 진행된 이상화 선수편만 시청률 10%를 넘겼을 뿐이다. 과거 이경규 등이 월드컵 등을 통해 소위 말하는 '대박 토크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정말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성적표다.



힐링캠프의 위기의 원인은 뭘까. 두 가지를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차별성 부족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방송되는 토크쇼 예능프로그램만 몇 개인 줄 아는가. 시청자들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이미 다른 프로그램에서 몇 차례 들었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차피 '힐링캠프'에서 하는 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시청자들의 이탈을 부추겼고 지금의 이런 '힐링캠프'의 성적을 만들었다고 본다.

 

두 번째는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태도다. '무한도전'이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매 주 변하는 도전에 있는 데 '힐링캠프'는 너무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힐링캠프'가 토크쇼라는 점을 잊으면 안되지만 지난 몇 년간 '힐링캠프'는 한혜진이 기성용과의 결혼으로 하차한 후 성유리가 여자 MC로 들어갔다는 것 빼고는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더 큰 문제는 '힐링캠프'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청률이야 거물급 스타가 나오면 조금은 올라갈지 몰라도 '힐링캠프'가 예전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시청자가 원하는 코드에 맞춰 변화하기 바란다. 시청자가 원하는 변화란 단순히 나오는 게스트만 바뀌는 그런 변화가 아니라 질문 시스템 등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변화다. '영원한 1등도 없고 영원한 꼴찌도 없다'라는 말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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