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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주의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 속에는 중간 과정은 고려하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을 혐오하는 감정이 내포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단어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대다수의 사람은 제 3자가 결과만 보지 않고 그러한 결과를 낳기까지의 과정을 알아주기를 원하면서 남에게는 철저하게 그가 보여준 결과만을 두고 말한다. 이번 원더걸스 사태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보면서 앞서 말한 것이 더욱 더 확실해졌다.



박진영이 욕을 먹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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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가 JYP와 계약이 만료된 이후 JYP를 떠나 연기자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부터 대다수가 박진영을 욕하고 있다. 소희가 가수라는 길을 접어두고 연기자의 길을 걷는 것이 온전히 박진영에게 그 책임이 있는 걸로 몰아가고 있다. 혹자들은 소희가 연기자의 길을 걷는 이유가 사실상 선예의 결혼 이후 뚜렷한 활동이 없었던 원더걸스에 남아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돈벌이가 안되니 떠난다는 소리이다. 이외에도 여러 이유를 근거로 박진영에게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박진영에게는 욕을 먹을 이유가 없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박진영을 욕하면 안된다고 본다. 자신은 결과로 평가받기 싫어하면서 박진영에게는 철저하게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진영을 욕하는 이유는 원더걸스의 실패 원인을 미국 진출에서 찾기 때문이다. 원더걸스가 국내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박진영은 미국행을 선택했다. 그 당시 여론은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우세적이었다.



그럼에도 박진영은 자기 신념을 믿었고 원더걸스와 함께 미국에 진출했다. 우리나라 여성 아이돌 그룹에게는 미척지와 다름없는 미국에 진출한 박진영과 원더걸스는 나중에 실패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비난 여론을 감내하며 그들은 노래와 그룹을 홍보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미국에 진출하지 않고 국내에서 계속 활동을 했다면 얻었을 부와 명예를 뒤로 한 채 그들은 미척지 미국에서 자신들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의 기대치는 높았고 결과적으로 원더걸스는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타임스퀘어에서 공연을 하는 것을 본 대중은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은 실패라고 낙인 찍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원더걸스를 미국에 진출시킨 박진영을 욕하더니 소희의 이탈까지 박진영 책임론을 앞세우며 박진영을 욕하고 있다. 언제는 결과주의가 우리나라의 폐해라고 비난하던 이들이 지금은 박진영을 욕하고 있는 것이다.


박진영의 신념이 실패했더라도 우리는 박진영을 욕할 명분이 없다. 박진영이 원더걸스를 방치시킨 것도 아니고 원더걸스와 동거동락하면서 미척지인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박진영을 욕하면 안된다. 박진영이 원더걸스를 망치려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인 것이다. 철저하게 이중성을 가진 대중. 노력하는 사람을 욕하는 것은 정말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닌 것 같다. 박진영은 욕을 먹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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