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이돌 연습생 100만 명 시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돈도 벌고 명예도 얻을 수 있는 아이돌은 매년 청소년이 희망하는 직업 랭킹에서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많은 청소년이 성공한 아이돌 가수들을 보면서 자신의 화려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 하지 않다.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에 성공한 아이돌은 단 0.1%에 불과하다. 데뷔에 성공한다고 해도 지속해서 대중에게 자신의 무대를 선보이는 아이돌은 불과 1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돈도 벌고 명예도 얻는 아이돌은 고작 0.01%밖에 안된다는 소리다.



아육대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동의하신다면

손가락을 눌러주세요



이렇기 때문에 데뷔하지 얼마되지 않았거나 인지도가 낮은 아이돌은 MBC에서 명절마다 진행하는 아이돌 육상대회에 목숨을 건다. 전파에 자신의 얼굴 한 번 비춰보지 못한 아이돌이 셀 수 없이 많은 상황에서 일단 방송 촬영에 참여한다면 최소한 그룹의 이름과 각자의 이름을 MBC라는 공중파를 통해 전국에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 활약을 펼쳐 조명을 받는다면 검색어에도 오르고 관련 기사도 나오니 무명 아이돌에게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러나 아이돌 당사자가 아닌 객관적인 입장에서 MBC 아이돌 육상대회를 바라보는 입장은 씁쓸하기 그지 없다. 방송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대중에게 관심받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아이돌이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 방송의 힘에 의지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훌륭한 음원으로 인정받는 아이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금 아이돌의 활동 방식을 보고 있으면 음원에 치중하기 보다는 방송에 더 힘을 쏟는 즉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아이돌 육상대회는 원래 취지에서 벗어난 '아이돌 홍보용' 방송에 지나지 않는다. 본래 아이돌 육상대회의 제작 취지는 '아이돌 가수가 스포츠 종목에 도전, 땀을 흘리며 정정당당 승부를 가리는 특집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정작 방송에서는 이런 제작 취지를 찾아 볼 수 없다. 대회의 과정은 대부분 생략되고 결과만 떵그러니 보여준다. 대부분의 방송 분량이 아이돌 홍보 영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돌 홍보가 방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거부 할 수 없는 공중파 방송사의 힘에 대한 부분도 아이돌 육상대회가 씁쓸한 또 하나의 이유다. 방송사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스스로 연예 활동을 기획 할 수 있는 아이돌은 굳이 육상대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100명이 넘는 아이돌이 출연하는 방송에 출연하여 얻을 만한 큰 메리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사의 출연 요구를 거절 할 수 없는 아이돌은 어쩔 수 없이 방송에 참여 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도 갑을 관계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아이돌 육상대회는 홍보가 절실한 아이돌과 방송 제작이 급한 방송사의 바람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는 씁쓸하기만 하다. 방송사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활동조차 못하는 아이돌이 매우 안타깝고 우월한 지위를 활용하여 아이돌 수 채우기에 급급한 방송사의 행동에 분노를 느낀다. 수 년째 반복되고 있는 MBC 아이돌 육상대회. 아이돌 홍보용 방송은 가족들이 다 모이는 명절에 어울리지 않는 방송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