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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를 시청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드라마에 관한 문화에서는 '주객전도'가 정말로 자주 일어나는 듯 한 느낌이 듭니다. 편집의 권한을 무시하고, 작가의 권한을 무시한 채 시청자들은 제작진에게 명령 아닌 명령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시청자 위에 군림 할 수 없는 방송은 없다고 해도 이런 방식으로 엔딩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옳지 않은 문화입니다. 작가의 권한 중 고유 권한인 엔딩 부분까지 간섭해 가면서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큰 인기를 얻으며 방영 중인 시크릿가든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서 오랜만에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의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크릿가든 이외에도 좋은 시청률을 보여주는 드라마들이 많기는 하나 시크릿가든처럼 폭발적인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는 최근 들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런 것 때문일까요. 점점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는 시크릿가든의 엔딩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에서는 엔딩이 어떻게 진행 될 것인가가 최근 최고로 핫 한 연예계 관련 뉴스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심이 지나치게 많으면 항상 부작용을 낳는 법. 시크릿가든 엔딩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난무 하면서 인터넷에서는 자신들의 엔딩 의견과 다른 남을 비방하는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엔딩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부작용이 일어나고 상황인 것인데요. 이런 상황을 보면서 느낀 거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로 드라마 엔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항상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성토하던 사람들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과정은 무시한 채 엔딩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죠.

심지어 몇몇 시청자들은 시크릿가든 홈페이지에 직접적으로 엔딩에 대한 부분을 언급 하면서 '새드 엔딩'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시크릿가든 홈페이지는 접속 마비까지 일어났다고 합니다. 물론 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재미있고 유쾌한 드라마에 작가가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을 시청자가 지적하고, 이가 드라마 제작 과정에 첨가 되어 더 재밌고 유쾌한 드라마를 만든다면 시청자의 참여는 옳은 방향으로 행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의견 개진은 절대로 드라마에 이득이 되지 못 합니다.

과정은 무시한 채 엔딩에 대한 부분만 놓고 작가에게 '이렇게 해라'라고 명령하는 것은 절대 옳은 시청자 참여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은 엔딩에 대한 오해만 일으키고, 괜한 논란만 일으킬 뿐 입니다. 지금과 같이 자신들의 의견과 다른 사람의 의견은 철저히 배격하고 말이죠. 누구나 드라마를 보는 시각이 다른 만큼 엔딩 부분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자신들의 의견만 전면에 내세우며 작가에게 '이렇게 해라'라고 말하는 것은 드라마까지 국가가 제작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볼 법한 폐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드라마에서 엔딩에 대한 부분은 시청자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고, 작가의 고유 권한에 냅뒀으면 좋겠습니다. 드라마에서 엔딩 부분이 담는 의미와 엔딩 부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아무리 클지라도 누구의 생각만 첨가된 그런 엔딩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애초 작가의 제작 취지와 의도대로 드라마 엔딩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무엇보다 엔딩이 새드 엔딩이 되었든 해피 엔딩이 되었든 애초 기획대로 방송이 이루어 져야 논란을 최소하 시킬 수 있는 만큼 작가의 제작 취지대로 엔딩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시청자가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좋으나 대놓고 '이렇게 해라'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시청자 참여입니다. '열풍'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드라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작가의 엔딩에 정말로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드라마에는 복선이라는 부분이 존재하고, 또 드라마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존재하는데 이런 특수성은 무시한 채 시청자의 의견대로 드라마가 제작되면, 그것은 드라마가 아니라 로맨틱한 현실에 불과합니다. 종방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크릿가든. 엔딩에 대한 부분이 어떻든 그동안 수고한 연기자와 제작진의 노력을 무시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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