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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 동안 무한도전에서 최고의 화제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매회 방송에서 말하는 각종 사회적 의미일 수도 있고, 혹은 누가 매회 방송에서 가장 웃겼느냐 안 웃겼느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것들에 대한 부분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매주 방송 이후마다 인터넷 상에 쏟아지는 박명수와 정형돈의 '어색한 사이(?)'를 두고 일어나는 갑논을박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매주 방송이 끝난 후 인터넷에는 캡쳐 이미지와 함께 간단한 내용이 소개되는 기사가 쏟아집니다. 몇몇 기자들은 정말 신의 속도처럼 방송 중에도 기사를 내고 심지어 방송이 끝나고 30초 후면 기사를 송고하더군요. 이런 상황에 기자들만 신난 것이 아닙니다. 몇몇 네티즌들은 기사마다 찾아다니며 엉뚱한 갑논을박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것은 최근 들어 곳곳에서 눈에 띄는 박명수와 정형돈 사이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얼마 전 방송된 무한도전 '텔레파시 특집'에서 정형돈이 박명수를 보고도 그냥 지나친 것이 이러한 갑논을박의 시발점인데요. 당시 방송에서 정형돈은 택시에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던 중에 박명수를 목격하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형돈은 택시에서 내리지 않고 박명수를 지나쳐 그냥 자신의 갈 길을 가자 '박명수와 정형돈의 사이가 어색하다'라는 기사가 '텔레파시 특집' 방송 이후 쏟아진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방송을 보면서, 기사를 보면서 '아무리 오래 지내도 친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보니 아직도 몇몇 네티즌과 언론들은 마치 이런 것이 무한도전 내에서 불화가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더군요. 연예인도 사람이고, 누군가와는 친하고 또 누군가와는 친하지 않을 수도 있는 법인데 표면적인 면만을 보고서 무한도전 멤버들의 사이가 친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솔직히 오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의 오버는 여기서 끝나지 않더군요. 어제 방송된, 18일 방송에서 박명수가 정형돈을 상대로 시샘하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또 다시 이들의 사이가 친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날 정형돈은 오즐 촬영 중 발목을 다쳐 방송 출연이 불 가능한 상황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방송에 나오는 투지를 보여줬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멤버들이 "형돈이 다리가 나아야 할텐데 요즘 형돈이가 대세"라며 아픈 몸을 이끌고 나온 정형돈에게 훈훈한 호평을 건냈습니다. 그러나 박명수의 반응은 조금 다르더라고요. 박명수는 멤버들이 정형돈에게 칭찬을 하자 "뭐가 미친 존재감이야"라면서 멤버들의 반응에 반감을 표했습니다. 이어 박명수는 "웃길 때는 인정한다. 하지만 아니야!"라며 정형돈을 질투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질투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관적인 입장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봐도 말입니다. 언제나 전성기를 누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누군가가 치고 올라오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누군가는 하락세를 치는 것이 사회의 이치입니다. 이런 사회의 이치 속 하락하는 사람은 치고 올라오는 사람을 질투하기 마련입니다. 항상 자신의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사람이 갑자기 사회적으로 많은 인정을 받고 또 그에 따른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니 한 수 아래였던 정형돈이 인기가 박명수에는 질투 소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특수성은 무시한 채 그저 자신에게는 그렇게 보인다고 이들의 사이에 대해 갑논을박을 버린다는 것은 말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이런 갑논을박이 불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박명수와 정형돈이 친하지는 않을 망정 박명수와 정형돈의 실제 모습을 빛춰 보았을 때 이 둘의 관계에 불화가 있다고 말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오래 전에 방송 되었던 무한도전 '의형제 특집'에서 정형돈이 박명수에게 쌀을 가져다 주며 찍은 영상에서 흘린 눈물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어 사이가 멀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방송을 보니 박명수가 정형돈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모습을 포착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 둘의 관계는 웃음을 위한 일종의 속임수에 불과한 듯 합니다. 웃음을 위해 한 행동을 가지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닐까요. 이제는 박명수와 정형돈의 사이를 두고 방송이 끝난 뒤 계속해서 갑논을박이 이어지는 그런 상황을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에게는 자신의 입장이지만 이것이 퍼지고 퍼지면 무한도전과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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