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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다나

시대를 잘못 만난 불운의 스타


9일 방송된 복면가왕에 출연한 가수 다나가 화제다. 이날 눈꽃여왕이란 가명으로 출연한 다나는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열창하며 판정단의 이목을 끌었으나 승부에서는 듀엣 무대에 함께 오른 파리넬리에게 패배했다. 이를 두고 다나가 보여준 가창력은 뛰어났지만 좋지 않은 대진운 탓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다나가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줬다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창력도 한 몫했지만 그것보다 대중은 다나를 둘러싼 풀리지 않는 의혹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관심은 복면가왕 다나 관련 기사에 "왜 뜨지 못한지 모르겠다"란 댓글이 다수 달려있다는 것에서 가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복면가왕 다나는 훌륭한 가창력, 예능 소화력에도 불구하고 뜨지 못했을까. 여기에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부적 환경에 있다. 다나가 대중의 이목을 끈 건 천상지희로 데뷔한 2005년부터인데 불행하게도 이 시기 우리나라 가요계는 심각한 지각 변동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2004년 동방신기를 시작으로 2005년 슈퍼주니어로 이어지는 막강 남성 아이돌 그룹의 데뷔와 함께 이른바 1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이들의 뒷심 발휘 덕에 다나가 소속된 천상지희는 뛰어난 화제력에도 불구하고 매번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었다. 지금과 달리 당시 가수가 출연할 수 있는 자리는 매우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나가 소속된 천상지희를 관리하던 기획사가 SM엔터테인먼트라는 점도 다나가 뜨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천상지희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승승장구 탓에 천상지희는 매번 관리 뒷순위로 밀렸고 지금과 달리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SM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1세대 아이돌이 물러나고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의 인기가 안정세에 들어선 시기에 천상지희가 뜬 것도 아니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로 이어지는 막강 걸 그룹 탄생이 그 이유다. 무엇보다 소녀시대의 승승장구는 SM으로서는 굳이 천상지희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할 이유를 만들지 않았고 그 탓에 지금까지도 천상지희는 한때를 풍미했던 레전드 원조 섹시돌로 남아 있다.



지금에 와서 다나가 뜨지 못했다는 이유로 SM을 욕하는 건 정말 부질 없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사람마다 운이라는 게 있고 적절한 자리라는 게 있다는 것을 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나가 더 큰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은 다나의 노래를 즐겨듣던 1인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SM을 욕하는 건 도를 넘어선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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