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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이철희 하차

그가 만든 시사 예능이 대단한 이유


JTBC 대표 시사 예능프로그램 '썰전'의 원년 멤버 이철희 소장이 하차한다.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철희 소장이 7일 방송분을 끝으로 썰전에서 하차하며 이번 하차는 4·13 총선을 앞두고 이철희란 이름이 특정 진영에서 계속 언급되는 탓에 중립성을 지켜야 할 프로그램에 피해를 줄 것 같아 진행된 하차라고 한다.



이런 이철희의 하차를 두고 썰전 애청자들은 이철희가 빠진 썰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철희와 강용석이 다투던 그 당시 썰전은 국내 최고의 시사 예능프로그램으로 불리었다. 강용석 하차 후에도 이철희는 그 자리에 남아 썰전을 지켰고 그 결과 썰전은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었다.




썰전에서 이철희가 수행하던 역할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해오지 못했던 역할이었다. 수없이 많은 토론 프로그램이 있었고 시사를 중점으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존재했지만 그때마다 보수든, 진보든 누가 됐든 그들은 일반 대중의 눈 높이에 접근하지 못한 채 오로지 그들만의 리그를 자랑이라도 하듯 지식 배틀에만 몰두했었다.



그러나 이철희는 철저히 일반 대중의 눈 높이에 맞춰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가끔씩 보수 입장에 섰던 강용석이나 이준석이 흥분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철희는 특유의 조용한 목소리로 자기 논리를 관철시켰다. 많은 나이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필드에서의 경험을 살려 보수 진영에 당당하게 맞섰었다.



물론 썰전을 오로지 이철희 혼자 만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난 썰전이 이 정도로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철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철희가 학자 출신이란 점을 이유로 예능적 요소를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다면, 자기 주장이 정답이라도 되듯 막 우겼다면 지금의 썰전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난 확신한다.




썰전 애청자로서 이번 이철희 하차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특히 그가 설명해줬던, 평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개념에 대해 다시는 들을 수 없다는 게 무엇보다 아쉽다. 그리고 다른 진보 인사와는 다르게 칭찬할 때는 칭찬하고 비판할 때는 비판하는 중도를 지킬 줄 알았던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정말로 슬프다.



이제 썰전은 이철희가 없는 썰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제작진은 이철희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그 자리에 앉힐 것이고 그 사람이 이철희 이상의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원조는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다음 사람이 아무리 잘해도 썰전이 지속되는 한 이철희란 이름 석 자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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