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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홍식 사망

애도는 강요하는 게 아니다


배우 임홍식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방송이나 대중이 알 법한 영화에 출연한 적이 없기에 대중이 배우 임홍식 사망 소식을 접하고도 그리 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은 슬픈 일이나 누군지도 모르는 이를 보고 슬퍼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몇몇은 이런 대중의 반응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다. 아무리 모르는 사람이라도 사람이 죽었다는 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는 말 한 마디 쓰는 게 뭐 그리 어렵냐는 주장이다. 고인이 된 이에게 살아있는 사람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하는 게 상식인데 대중이 이런 상식을 거스르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 난 몇몇 이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나 역시 배우 임홍식 사망을 애도하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애도하라고 대중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다.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게 아니라 우를 범하는 것이다.



애도는 마음에서부터 나온다. 자신이 평소에 존경하던, 알고 있던 누군가가 죽을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을 애도하고 인터넷 속에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댓글을 쏟아낸다. 그 누구도 애도하라고 말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에서 슬퍼할 사람이 죽으면 슬픔을 함께하며 고인이 하늘에 잘 올라가도록 기원한다.




그렇기에 부디 배우 임홍식 사망과 관련해 애도를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임홍식의 연극을 본 사람이면 당연히 그를 애도할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평소 임홍식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면 그 슬픔을 같이 할 것이다. 누군가가 죽었다는 데에 슬픔을 같이하는 게 맞지만 이런 식으로 강요하는 건 임홍식 역시 원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난 배우 임홍식과 그 동료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물론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죽음이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무대를 함께했다는 점에서 난 고인이 된 배우 임홍식을 존경한다. 더불어 그런 임홍식의 뜻을 기리기 위해 남은 공연을 지속하겠다는 동료들의 마음 역시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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