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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맨 구본승

누군가의 추억이었고 행복이었다


그동안 슈가맨은 부족했다. 시청률을 떠나 화제성 면에서 보면 그랬다. 슈가맨이란 프로그램이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지금은 방송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를 찾아 떠나는 프로그램임을 고려해 본다면 분명 출연진이 다음 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강한 화제성을 몰고 왔어야만 했지만 지금까지 슈가맨은 조용했었다.



그랬던 슈가맨이 27일 방송된 구본승을 중점으로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대중들은 X세대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구본승의 등장에 흥분한 모양이고, 20대와 30대 사이를 비교하는 기사에는 자신이 20대 후반임을 밝히며 자신 역시도 구본승을 기억하고 있다는 댓글이 줄이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슈가맨이 구본승을 미화하고 있다는 반발 댓글도 적지 않다. 그들은 한 두 곡의 노래로 한 때를 풍미했던 가수를 이렇게 대놓고 띄워주는 것은 '미화'라며 자신들은 보기 불쾌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더불어 그들은 구본승이 마법의 성이란 성인 영화를 찍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구본승을 맹비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 난 이러한 구본승 비난 여론을 이해할 수가 없다. 앞뒤가 하나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슈가맨이 구본승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다는 주장은 슈가맨의 제작 취지 자체를 무시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슈가맨은 대놓고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시대를 뭉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을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즉 제작 의도가 한 때를 풍미했다가 지금은 방송에서 볼 수 없는 가수를 찾는 것이다.



이런 슈가맨에게 구본승을 미화한다며 보기 싫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제작 의도가 자체가 '슈가맨'을 찾는 건데 이를 두고 보기 싫다고 하면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저런 말을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 보기 싫으면 다른 프로그램도 얼마든지 많은데 왜 슈가맨을 봐놓고 뭐라하는지 모르겠다.




구본승을 놓고 구본승이 과거 촬영한 마법의 성 관련 비난 여론도 그렇다. 구본승이 무슨 영화를 찍든 그건 구본승의 선택에 달려있으며 구본승의 의지로 인해 마법의 성이 촬영됐다면 구본승이나 가족이 아닌 제 3자가 이것을 놓고 구본승에게 뭐라할 자격은 없다. 마법의 성 촬영이 불법도 아닌데 구본승을 비난하는 것은 우리나라 헌법에 보장된 직업 선택의 자유와 행복 추구권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구본승은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다. 이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난 오히려 그런 그가 10여년 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 보기 좋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게 아닌가 보다. 우리나라에는 슈가맨이 아니더라도 재미있고 유쾌한 프로그램이많고 무슨 영화를 찍던지 간에 그건 개인의 자유이니 더 이상 뭐라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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