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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조승연

지금까지의 뇌섹남과는 달랐다


라디오스타 조승연을 보며 든 생각은 "지금까지의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의 준말)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더불어 지금까지 우리가 뇌섹남에 대한 정의를 잘못해왔다는 생각과 이런 스타일의 뇌섹남이라면 뇌섹남 컨셉에 하루가 멀다하고 배가 되는 피로감을 느끼는 대중에게 훌륭한 승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뇌섹남을 정의하며 그의 출신 대학교가 어디인지를 주로 봐왔다. 흔히 말하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기준으로 대학 서열 상위권에 있는 대학 출신의 남성을 우리는 뇌섹남이라 불러왔고 이런 경향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라디오스타 조승연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출신 대학이 아니라 훌륭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여러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뇌섹남이라 불러야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라디오스타 속 조승연이 보여준 뇌섹남의 기질 중 가장 대박인 부분은 그가 정의한 것과 관련이 있다. MC들은 조승연에게 5개 국어가 가능한가를 물으며 그 나라 언어를 잘한다는 기준이 뭐냐고 물었고 조승연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애 가능한 수준'이란 기준을 제시했다. 즉 해당 국가의 언어를 통해 이성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능글 맞은 멘트를 날릴 수 있어야 진정으로 그 나라의 언어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난 위와 같은 조승연의 발언을 들으며 뇌가 섹시하다는 것은 이것을 두고 말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조승연에 대해 호의적으로 느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지 학교에서 배운 게 아니라 직접 외국에 나가 이성과 교류하며 자신이 느낀 바를 정말 또박또박하고 귀에 쏙쏙 들리는 말투로 하는 전하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그동안 뇌섹남의 정의를 잘못해와도 한참 잘못해왔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강하게 강타하게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라디오스타 조승연의 모습이 "재수 없었다"란 반응을 보인다. 방송 내내 기승전 자기자랑으로 이어지는 말투와 억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나 역시 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라디오스타를 끝까지 시청하고 난 후 조승연에 대해 호의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었지만 방송을 보는 중간에는 지나치게 기승전 자기자랑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썩 그렇게 유쾌하게 보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토록 조승연을 칭찬하는 이유는 정말 그의 삶이 부러웠고 존경스러웠기 때문이다. 뉴욕대라는 명문대 출신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4개 대학교를 다녔다(졸업의 개념과 다르다)는 그의 자랑과 동시에 나오는 '일단 하고 본다'는 그의 삶의 신념은 정말 누가 들어도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더불어 프랑스 유학 중 만난 여성을 위해 책까지 냈다는 그의 발언은 정말 감명깊게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남아있다.



조승연에 대한 반응을 엇갈리고 있다. 나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난 동시에 사람들이 조승연에 대해 비난하는 게 과연 옳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당신들이 아무리 조승연을 비난해봤자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는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 만큼 조승연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기보다는 그가 라디오스타를 통해 대중에게 전해준 여러 메시지를 듣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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