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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김소정

쓸데없는 평가 놀이가 망친 노력


"부러운 건 수익이 있다는 것" 페이스북에서 근무하는 동기가 있다는 말을 하며 이후 덧붙인 김소정의 저 발언을 들으며 난 라디오스타 김소정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카이스트라는 명문대 졸업생의 타이틀을 버리고 왜 가요계에 뛰어들었는지 의아해 하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그녀가 보여준 '하고 싶은 삶을 사는' 모습은 현재 상태에 안주하기 바쁜 내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라디오스타 김소정을 보며 나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은 모양이다.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지고 있는 김소정 관련 반응들을 보면 많은 이들이 김소정을 평가하고 비난하기에 몰두된 모습이다. 제시 성대 모사가 어땠다, 쏘핫을 부르는 모습이 어땠다 말도 많지만 결국 김소정을 비난하는 반응들이다.




나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도대체 얼마나 김소정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고 "생각보다 별로였다"라는 평가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다들 마치 오디션의 심사위원이 된 마냥 음정은 어땠으며 라디오스타에 입고 나온 스타일은 0점이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보고 있으면 정말 기가 차 말이 안 나올 정도다.



지금 많은 이들이 보이고 있는 반응들을 보면 너무 어이가 없다. 김소정이 방송에서 보여준 '하고 싶은 걸 하는 삶'이란 전제 조건은 완전히 배제한 채 오로지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는 클립 영상만 보고 평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다.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다면 도무지 나올 수 없는 반응들 투성이다.



물론 김소정이 보여준 모습에 미숙함이 있었다는 것 인정한다. 가수라고 하기에는 실력이 다소 부족해 보인 것 역시 인정한다. 하지만 작금의 비난 여론이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는 데에 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난 비난의 초점이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매력은 개인마다 느끼는 게 다르고 김소정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존재하는 반례가 있다는 사실은 현재 많은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매력이 없다'라는 주장을 기각시키기 때문이다.




더불어 난 지금의 비난 여론이 오디션 열풍이 몰고 온 쓸데없는 평가 놀이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가수라는 사람이 방송에 나오면 그 방송이 어느 장르의 방송인지를 떠나 노래 실력이나 스타일을 가지고 평가를 하는데 정말 수준 이하의 행동이란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한 사람의 그 모습이 왜, 그리고 어느 환경에서 나왔는지 등의 외부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평가는 정말 쓸모없는 평가이기 때문이다.



라디오스타 김소정의 모습을 보며 난 그 젊음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삶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많은 사람들이 나와는 완전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으니 내 생각이 틀린 건지라는 의구심까지 든다. 김소정을 비난하기 전 그녀가 살아온 삶과 라디오스타 방송 전체를 보고 김소정에 대한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다. 최소한 앞과 같은 노력도 하지 않고 김소정을 비난하는 것은 그냥 '비난 놀이'를 하는 것일 뿐이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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