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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여군특집3 한채아

모든 걸 그녀에게 돌리는 대중


마른 하늘에도 이런 날벼락은 없었다. 그게 악플러들의 나름의 약속이라면 약속이었다. 하지만 이번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에 출연한 한채아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보고 있으면 "지금까지 이렇게 근거없는 비난 여론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든다. 북한의 지뢰 도발로 작금의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한채아가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에 출연한 게 무슨 친일 행위라도 한 것 마냥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채아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하지만 어디에 하소연도 못할 것이다. 포털 사이트에 연락해 검색어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려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에 출연한 사람 중 한채아의 이름이 가장 덜 알려져 있는 만큼 한채아란 이름이 검색어에 오르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지만 그녀나 소속사가 보기에도 지금 돌아가는 비난 여론은 정말 당황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그 방법조차 생각나지 않을 것 같다.




작금의 상황은 대중이 누군가를 욕함으로써 불안함을 해소하려는 일종의 행위로 보인다. 그렇다고 정부를 상대로 비난을 하면 온갖 이유로 압박감을 느낄 것 같아 다른 대상을 찾던 중 눈에 들어온 게 한채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군대를 예능화한다는 그럴싸한 이유도 있고 한채아가 검색어에 있는 만큼 악플러들의 필수 조건인 '관심'도 만족하니 이보다 좋은 대상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채아를 욕하기 전에 두 가지만 생각해 보길 바란다. 첫 번째는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에 출연한 한채아가 "작금의 군사 대립 발생에 기여한 게 있는 가"에 대한 것이다. 답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아니다"이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가 지금 당장 촬영되어 방송되는 것도 아니고 몇 주 전에 촬영된 분량이 어쩌다보니 지금 시기에 방송되는 걸 두고 한채아를 욕하면 듣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당 하겠는가.




두 번째로 "예능은 예능으로 봐야 한다"는 일반적인 상식에 대한 것이다. 사람들은 무슨 상황만 발생하면 예능을 예능으로 보지 않고 다큐인 마냥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게 이번 남북 대립과 겹쳐져 더욱 더 폭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발 예능은 예능으로 보길 바란다. 한채아가 도대체 지금의 상황과 무슨 연관이 있다고 검색어에 있다는 이유로 욕을 들어야만 하는지 나는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3를 시청하고 한채아를 욕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한채아를 욕하는 사람 대부분이 방송도 보지 않고 한채아를 욕하는 사람들텐데 부디 정신차리길 바란다. 전쟁은 절대 발생하지 않으며 누군가를 근거없이 비난하는 행위는 법이 정한 바를 위반하는 '위법 행위'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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