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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명품가방
팔아놓고 딴소리
6일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 쇼'의 '직업의 섬세한 세계' 코너에 개그우먼 김영희가 나와 속상한 심정을 토로했다. "나는 남자친구가 6년간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선물을 한다"며 "열심히 일해서 명품 가방을 샀었다". 그런데 "명품 가방 회사가 나에게 (가방을) 방송에는 메고 나오지 말아달라고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실은 가슴깊이 상처입은 그녀의 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보인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에피소드였다. 돈을 내고 산 가방을 도대체 무슨 권리로 이래라 저래라 했다는 말인가. 처음엔 믿기 어려웠다.
고3이 끝나면 성형을 하고 결혼을 위해, 취업을 위해 겉모습 조차도 스펙이 되어 포장해야만 하는 이 사회의 눈으로 봤을 때 과연 김영희는 루저인 것인가? 그리고 그녀의 평소의 이미지와 가방이 도대체 무슨 인과관계가 있단 말인가?
가방은 가방일 뿐이다. 설령 그녀가 과거 무개념 발언으로 이미지가 추락했다 할지 언정 가방의 이미지와 이익창출을 위해 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시켜서는 안된다. 그녀가 누구이던 도대체 왜 가방 따위 하나도 맘 편히 들 수 없어야 하는가 말이다.
가방과 옷차림으로 나의 지위와 외모가 인정받고 레벨업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기에 한국에서 수백만원씩 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승승장구 할 수 있고, 그토록 오만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허나, 사람은 하나의 우주라 했다. 그 가방의 브랜드 이미지가 얼마나 고귀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지나가는 동네 똥개가 들던, 유명 그룹 회장 사모님이 들던 가방은 그저 가방일 뿐이다.
김영희씨가 상처입지 않았으면 한다. 부당한 요구에 감정이 동요 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몰지각한 그 상점은 가방 이미지에 도움이 안되는 고객에게는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김영희씨에게도 팔지 않았어야 했다. 이미 팔아 이익은 챙기고 전화로 상처주는 행동은 비겁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