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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하 사망

엉뚱한 곳으로 번지는 논란


김운하의 고독사를 두고 연예계 전반에서 추도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연극배우 김운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김운하 동료들은 무연고 주검으로 처리될 뻔 했던 김운하의 발인을 책임졌고 유명인들은 김운하의 사망을 애도한다는 게시물을 자신의 sns 등에 올리고 있다. 네티즌들 역시 김운하 사망을 애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몇몇은 눈에 거슬리는 논란을 일부러 부추기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몇몇 이들은 김운하의 사망을 두고 수 억원의 소득을 얻는 연예인들을 타깃으로 설정, 그들이 김운하 같은 사람을 챙기지 않아 이번 김운하의 사망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나친 출연료 격차가 이번 사건의 시발점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 유명인들과 김운하의 출연료는 수 십배, 수 백배 차이나고 경찰 역시 이번 김운하의 사망 요인에 경제 문제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두고 수 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난을 해야 할 대상이 수 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배우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난을 하려면 예술인들이 오로지 예술에만 집중할 수 없는 우리나라 현실을 비판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도 그 능력을 인정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데도 굶을 수 밖에 만드는 사회 구조를 비판하는 게 맞다. 열심히 일하는데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사회는 정상 사회가 아니다.




물론 연예인들이 조합을 만들어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예술인들을 지원해준다면 그보다 좋은 금상첨화는 없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생각이다. 합당한 방법으로 거둔 개인 소득을 대중이 연예인들에게 김운하 사망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모으라고 강요할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예술인들의 생활고로 인한 사망 사건은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수 년 간 수십건이 일어났고 그때마다 정치권과 정부는 합당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아진 건 하나도 없다. 언제까지 실력있는 예술인이 생활고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을 들어야 하는 것인가. 모쪼록 김운하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 하늘에서는 자기가 원했던 연극을 마음껏 하길 바란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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