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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 표절 논란

실망을 넘어 화가 나는 이유


표절은 늘 있는 일이다. 그렇게 대수로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표절을 누가 했느냐에 따라 분노의 정도는 달라진다. 만약 우리가 우리나라 작가계의 대모라고 여기는 사람이 그런다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신경숙 작가의 표절은 실로 실망감을 안겨준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은 다음 과정을 통해 발생했다.



16일 허핑턴포스터 코리아에 한 기고문이 게재됐다. 게재한 사람은 이응준이라는 소설가 겸 시인이다. 그는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를 통해 유명 작가인 신경숙 작가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가 제시한 근거는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글 작성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더라도 한 눈에 표절 의혹은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이응준은 신경숙 작가가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우국, 연회는 끝나고' 작품을 표절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신경숙 작가의 '전설'의 내용 중 상당 부분이 미시마 유키오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며 특히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의식적으로 도용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튀어나올 수 없는 문학적 유전공학의 결과물"이라며 신경숙 작가가 미시마 유키오 작가의 글을 표절한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은 원래부터 있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말로만 떠돌 뿐 실제 이렇게 언론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표절됐으며 이 부분이 왜 표절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이응준 소설가의 기고문을 통해 디테일한 정보가 전해졌고 대중은 실망한 모양새다.




하지만 난 실망을 넘어 신경숙 작가에게 화가 난다. 그가 표절한 작품이 미시마 유키오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미이마 유키오 작가는 우익 성향 일본 작가로 죽기 전까지 천황만세를 부르짖다 할복자살 한 인물이다. 일제 강점기라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으로서 그의 작품성을 떠나 화가 나는 인물인데 이런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작품 출판을 위해 그 작품을 표절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도 수 없이 많은 학생들은 교과서를 통해 신경숙 작가의 작품을 접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누군가의 작품을 표절했음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그 표절의 대상이 극우 성향의 일본 작가의 작품이었다는 점은 실망감을 넘어 화가 나게 만든다. 지금이라도 당장 표절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고 만약 표절이 사실이라면 자진해서 교과서에 게재된 작품 삭제를 요청하는 게 맞다. 진정한 작가라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그러는 게 맞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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