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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김슬기
SNL 탈을 벗고 목소리를 내다
3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 1라운드에서 모기향 필 무렵과 3초면 끝 마스터키의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두 사람은 김광석의 '그날들'을 슬픈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이 감성적으로 불러냈고, 3초면 끝 마스터키의 풍부한 감성과 독특한 목소리는 무대를 한껏 분위기 있게 꾸며줬다. 마스터키의 정체는 바로 배우 김슬기로 밝혀졌고, 이에 사람들은 SNL로 알려진 김슬기를 새로이 보게됐다.
또
김슬기는 "'SNL'로 데뷔해서 많은 분들께 욕 잘하고 철없고 이런 느낌을 많이 드렸다. 그래서 개그맨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그런 면 말고 나도 풍성한 감성이 있는 배우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큰 무대에 서게 돼 떨렸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처음 김슬기를 방송에서 접한 건 역시나 SNL에서였다. 당시 그녀는 텔레토비 뽀 탈을 쓰고 엽기적인 표정과 말 그리고 찰진 욕으로 인기를 몰고 있었다. 하지만 수위가 꽤 쎈 언변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었고, 사람들에게 배우 김슬기보다도 SNL 김슬기, 욕쟁이 김슬기로 이름을 날렸었다.
하지만 난 그녀가 결코 가벼워보이지만은 않았다. 그 가벼움 속의 말투 하나, 행동 하나에 대중의 웃음을 지어내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그녀의 힘이 엄청나 보였다. 또 티비 화면에 다 담을 수 없어보이는 그녀의 다재다능함이 더욱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김슬기는 드디어 이번 복면가왕에서 재능을 한껏 발휘했다. 더이상 SNL 김슬기가 아닌 배우 김슬기 로 나와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프로그램 복면가왕의 묘미는 반전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미 김슬기가 SNL에서 노래를 부른 게 한참 이슈가 되어 반전의 미는 떨어진 감은 없지 않아있었지만, 욕을 하고 뽀의 탈을 쓴 그녀의 얼굴만을 아는 사람들에겐 가히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아주 큰 풍선 안에 담겨있던 무거운 추와 같은 그녀, 김슬기. 오늘 바로 그 풍선이 터지고 묵직한 그녀의 자태만이 남은 따듯하고 진짜 같은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