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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서장훈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다. 강용석과 허지웅을 대신하여 썰전에 투입된 서장훈을 보면서 든 느낌이다. 김구라는 "강용석과 허지웅을 합친 만큼의 역할을 해달라"고 서장훈에게 요구 아닌 요구를 했지만 서장훈이 투입되고 난 후 시청한 썰전 2부에서의 서장훈에게는 강용석과 허지웅을 대체할 만한 능력이 없어 보였다.



가장 큰 문제는 서장훈의 말투였다. 그동안 썰전 2부가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허지웅의 날카로운 지적과 강용석의 넉살스러운면서도 뼈대있는 비판이 매우 큰 기여를 해왔는데 14일 방송에서 서장훈이 보여준 말투는 날카로움은 고사하고 마치 선자리에서 처음 만난 남녀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수줍음만 엿보이는 말투였다.




평소 서장훈이 쌓아온 이미지도 문제였다. 그동안 서장훈이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하여 보여준 모습은 썰전 2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였다. 착하고 겸손함을 주무기로 하여 승부해오던 서장훈이 갑작스럽게 독설을 내뱉은 썰전에 투입되니 전혀 이미지 매칭이되지 않았고 이는 프로그램 몰입 자체를 저해했다.



여기에 더해 서장훈이 투입되면서 썰전 2부의 독설 자체의 평균이 많이 저하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장훈 딴에는 독설을 한다고 했을지 몰라도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했다. 논리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뭔가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말하는 것 같지도 않는 그의 태도는 예전 썰전 2부를 그립게 만들었다.




서장훈 자체를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왜 굳이 썰전 2부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고 싶고 썰전 2부에 서장훈을 투입한 썰전 제작진의 안목을 비판하고 싶을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14일 방송에서 보여준 서장훈의 모습에서는 허지웅과 강용석은 고사하고 그 어떠한 평론가의 모습도 엿볼 수 없었다.



물론 한 회 방송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게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이럴거면 2부를 폐지하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무시하지 말았으면 한다. 친목회 뒷풀이 정도의 수준으로 추락한 썰전 2부. 서장훈의 투입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실패였는지는 썰전 제작진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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