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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지나치게 누군가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려 하는 경향이 강하게 보인다. 폭력이 일어나면 게임이 문제고, 루머가 퍼지면 카카오톡 책임이라는 식의 책임 전가 기사를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이젠 이런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개그맨의 신인 등용이 잘 안 되는 이유를 '무한도전'으로 돌리는 기사까지 등장했다.



기사의 요지는 간단하다. '무한도전'을 대표적인 예능으로 설정해놓고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등 톱 MC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장수하다보니 신인 개그맨들의 설 자리가 없어졌고 이는 유재석도 지난 해 연말 시상식에서 언급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글을 썼는지 난 이해 할 수가 없다. 왜 신인 등용의 책임이 '무한도전'에게 있는 것인가. 나는 기사의 요지가 매우 잘못됐다고 본다. 능력 있는 개그맨이 단순히 자신의 끼를 보여줄 기회가 없어 빛을 보지 못하는 작금의 상황을 비판하려 했으면 '무한도전'이 아니라 개그프로그램을 없앤 MBC 사장단을 비판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신인 개그맨을 스타로 만들어주는 데 건널목 역할을 했던 방송사 고유의 개그프로그램을 없앤 건 MBC 사장단이다. '무한도전'은 어떻게든 암울한 사내 신인 개그맨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왔다. MBC 20기 공채 개그맨 맹승지를 스타로 만든 것도, 16기 공개 개그맨 김경진을 스타로 만든 것도 모두 '무한도전'이었다.



어떻게든 설 자리를 잃은 MBC 개그맨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기사의 초점이 잘못되도 정말 잘못됐다. 내가 그 기사를 작성한 기사와 그 언론사가 아닌 만큼 어떤 의도로 그 기사를 작성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건, 비판의 대상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에, 그리고 누가 '무한도전'에게 "당신들은 신인을 등용할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가. 기회가 없어 자신들끼리 똘똘 뭉쳐 웹개그프로그램을 만드는 그들의 상황이 매우 안타깝지만, 신인 등용의 책임을 '무한도전'에게 돌리는 식의 기사는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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