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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걸 그룹의 '섹시 컨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 명분은 '청소년 보호'다. 걸 그룹의 과도한 노출 의상이 아이돌을 따라하는 문화를 지닌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섹시 컨셉'을 사회 악으로 간주하며 철퇴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어느새 청소년들 사이에서 우상이 되어버린 아이돌 문화가 청소년 문화에 잘못된 문화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다분하니 이를 막고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소리다.



그러나 이들의 강력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섹시 컨셉'의 파워는 끝나지 않았다. 대표적인 걸 그룹이 1진 그룹 대열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씨스타와 걸스데이다. 먼저 치고 나온 건 걸스데이다. 지난 1월 3일 '걸스데이 미니앨범 3집'으로 컴백한 걸스데이는 수록곡 'Something'을 히트시키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걸 그룹으로 올라섰다. 멜론 차트를 기준으로 'Something'을 발표한 1월부터 3월까지 TOP 10위권 안에 드는 기염을 토해내면서 말이다.



씨스타는 더 강력했다. 지난 7월 21일 앨범 'TOUCH N MOVE'를 발표하고 타이틀 곡 'Touch My Body'로 활동을 시작한 씨스타는 멜론 차트를 기준으로 8월 월간 차트에서 1위를 기록, 쟁쟁했던 경쟁자들을 모두 눌렀다. 노래 발표 당시, 지나치게 여성의 몸을 성적으로 표현한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많은 이들이 이러한 씨스타의 컨셉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지만 정작 그 비난의 결과물은 씨스타가 'Touch My Body'로 모든 쟁쟁한 경쟁자를 누르게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방송에서도 씨스타와 걸스데이의 인기는 이어졌다. 씨스타는 9월 첫째 주에 진행된 '인기가요', '엠카운트다운', '쇼 음악중심'에서 'Touch My Body'로 트리플 홈런을 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걸스데이 또한 'Something'으로 '인기가요'와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많은 이들이 '섹시 컨셉'을 주 활동 컨셉으로 내세우는 걸 그룹을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결과는 '섹시 컨셉'을 주 활동 컨셉으로 내세우고 활동하는 걸 그룹들의 완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다보니 걸 그룹들의 '섹시 컨셉'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욕은 먹어도 성공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섹시 컨셉'이기 때문이다. 올해 급부상한 걸 그룹 AOA와 EXID도 결국 '섹시 컨셉'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AOA는 '짧은 치마', EXID는 '위아래'로 대중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는데 두 노래 모두 '섹시 컨셉'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노래들이다.


'섹시 컨셉'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결국 걸 그룹 시장도 철저하게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인데 이런 시장에서 수요가 없다면 공급은 당연히 없어지거나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올해만 해도 씨스타와 걸스데이가 '섹시 컨셉'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단단하게 다졌고, AOA와 EXID가 '섹시 컨셉'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다. 아무리 욕을 해도 여전히 수요가 충분히 존재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중의 면역성 강화'다. 소녀시대의 성공 이후 일 년에 수 십개가 넘는 걸 그룹이 쏟아졌는데, 대부분의 걸 그룹들의 컨셉은 '섹시'였다. 그때마다 언론들은 앞다퉈 걸 그룹들의 '도를 넘은 섹시'네 뭐네 하며 걸 그룹들의 '섹시 컨셉'을 비난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벌써 10년 가까이 지났다. 이렇다보니 대중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걸 그룹이 어떤 컨셉을 잡고 활동하든 크게 관여하지 않게 되었다. 심각한 역사왜곡 문제 같은 것을 제외하면..



이럼에도 불구하고 걸 그룹의 '섹시 컨셉'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다만 그들에게 올해도 '섹시 컨셉'은 여전히 유효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변화하길 바란다. 대중은 '섹시 컨셉'을 원했고 걸 그룹은 수요에 대해 공급을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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