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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와 김태호 PD가 제작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믿고 볼 수 있는 연출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의 연출이 나영석 PD가 아니였어도 케이블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7%를 넘나드는 뜨거운 반응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만큼 예능프로그램에 있어서 연출력은 출연 연기자의 활약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대부분의 연기자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고 멤버 구성이 비슷비슷한 상황에서 제작진의 연출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수학 여행 특집을 통해 1박 2일 제작진이 보여준 연출력은 ‘미친 연출력’이라는 평가가 어울릴 정도로 완벽했다. ‘재미’라는 예능프로그램의 본질적 요소와 함께 시청자들 사이에 회자될 수 있는 ‘시사성’도 함께 잡았기 때문이다.



‘수학 여행’이라는 여행 주제가 시청자들에게 주는 충격은 상당했다. 많은 이들이 학창 시절 자신들이 경험했던 ‘수학 여행’가 주는 향수에 빠져 세월호 사건 등으로 수학 여행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에서도 수학 여행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던 상황에서 1박 2일이 출연자들의 학교 후배들과 함께 수학 여행을 떠난다는 주제를 기획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학교를 나온 사람이라면 대부분 경험한 수학 여행이기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고 학교 후배들과 여행을 떠난다는 것도 많은 이들이 꿈꾸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6일 방송을 통해 세월호 사건으로 바다에 묻혀 있는 단원고 2학년 고등학생을 떠올리게 하는 제작진의 편집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방송 이후 “재밌었는데 왜 마음은 뭉클하지”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어떤 딸이에요?”라는 질문에 “귀한 딸이에요”라는 대답은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방송을 보는 내내 “우리는 이렇게 방송을 보면서 즐거워해도 되는건가”라는 의문을 들게 만들었다.



혹자는 예능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시사적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재미를 반감시키는 역효과를 일으킨다고 주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런 주장에 전혀 동의 할 수 없다. 무엇인가를 보고 어떤 것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 그 자체가 연출의 힘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박 2일이 그동안 일요일 예능에서 계속해서 1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시청자의 충성도가 낮음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연출은 1박 2일을 향한 국민 여론을 좋게 바꾸어 놓는 최고의 연출이었다 할 수 있다. 수학 여행처럼 시사성과 재미를 함께 잡는 것이 무한도전이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앞으로 1박 2일 제작진이 나아가야 할 편집 방향임을 1박 2일 제작진이 잊지 말고 실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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