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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김구라를 좋아한다. 남들은 그의 독설 개그가 싫다고 하지만 난 그의 개그스타일이 너무 좋다. 특히나 썰전에서 강용석, 이철희와 함께 시사 문제를 다루는 모습은 정말로 내 스타일이다. 김구라가 과거에 했던 발언이 논란이 되어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을 때도 그를 비판하기보다는 그의 하루 빠른 복귀를 염원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어떤 상황에 몰리더라도 그 연예인을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게 팬의 모습이니까. 그랬다. 김구라의 복귀를 염원했고 복귀 이후에도 그에게 쓴소리 한 번 안하고 그의 모습을 지켜봐왔다.


이랬던 내가 지난 5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를 보고난 후 김구라를 향했던 내 애정이 잘못 되었음을 깨달았다. 맹목적인 사랑이 스타를 망친다고 했는 데 지금 딱 김구라가 그런 것 같다. 벌써 과거를 잊은 건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다. 내가 문제 삼고 싶은 부분은 송가연 선수를 향해 김구라가 내뱉은 발언이다. 김구라 입장에서는 방송의 재미를 위해 한 멘트라고 방어할 지 모르지만 방송을 시청한 시청자 한 사람으로서 방송을 보는 내내 정말로 불편했다.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선수들의 연애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김구라가 송가연을 향해 "가연씨는 이상형이 어떻게 되요?"라고 물었다. 송가연은 즉각적인 답을 피한 뒤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고 얼마 후 김구라가 "남자한테 큰 관심이 없어요?"라고 되물었다. 여기까지는 지극히 당연한 MC와 패널간의 대화였다. 문제는 바로 다음에 나온 김구라의 발언이다. 종합격투기를 알리겠다고 나온 송가연을 향해 김구라가 정체성 문제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종합격투기 신인인 송가연이 아직 연애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말했는데 이를 김구라는 "정체성, 이런 문제는 아니고?"라며 맞받아쳤다. 충분히 기분 나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송가연 선수는 "저 남자 좋아해요"라며 위트있게 상황을 넘겼다. 그런데 이를 보고 있던 시청자로서는 무척 불쾌했다. 종합격투기를 알리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나온 선수에게 성 정체성을 언급하며 인격 모독을 하는 것은 재미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장면은 성 정체성 장면 뿐이 아니다. 김구라가 거의 매번 하고 있는 돈 문제 언급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구라가 방송에 출연한 패널에게 돈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다는 여론이 평소에도 있었는데 이번에 송가연 선수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종합격투기를 알리기 위해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점을 감안하면 송가연 선수에게 자신의 아들 출연료를 언급하며 돈 문제를 물어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게 지금의 여론이다.



독설과 인격 모독은 엄연히 다르다. 요즘 들어 김구라 발언 수위가 점점 그 정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은데, 자신의 과거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김구라도 인터넷 방송을 해봤으니 알거다. 인터넷 여론이라는 게 KTX 최고 시속보다 빠르게 변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금이야 크게 문제가 안 되고 있지만 말지어내기 좋아하는 사람이 뭐라고 떠들고 언론이 이를 보도하기 시작하면 김구라에게 또 다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해야 할 시기가 오지 말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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