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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관람하기 전, 반드시 영화 평론가의 평가나 네티즌의 평점을 보고 관람할 영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7000원에서 많게는 1만 3000원까지 자신의 피같은 돈이 나가는 문화 활동이기에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관람할 영화를 결정하는 이들은, 자기 스스로를 '합리적인 소비자'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내 주위 사람이 영화의 정보만을 전달하는 '팩트성 기사'가 아니라 영화를 미리본 어떤 영화 평론가가 영화에 대한 후기를 쓴 글이나 네티즌들의 한줄평을 보고 영화를 고르는 행위를 한다면 솔직한 표현으로 나서서 뜯어 말리고 싶다.


평가나 후기 같은 정보를 찾아보고 영화를 보는 사람은, 합리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마케팅 전략에 현혹된 소비자일 뿐이다. 몇몇은 그런 정보를 찾아봄으로써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기사가 추천하거나 평점이 높은 영화를 골라서 보기 마련이다. 여기에 한류스타가 그 영화에 출연한다면 많은 언론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것이고 이는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를 불러온다.



방송 초반 드라마 예쁜 남자도 언론에 의해 성공할 것처럼 과대 포장되었다. 여기에 장근석이라는 한류 스타가 출연한다는 것은 더 큰 언론의 호들갑을 불러왔고 절대 이 드라마는 망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떠돌았다. 첫 방송 시청률도 6%로 요즘 드라마들의 시청률 추이를 볼 때 나쁜 성적도 아니었다. 언론의 호들갑과 평론가들의 호평만 본다면 시청률 20%를 찍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예쁜 남자의 예고된 마무리였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보통 3% 이하의 시청률을 보이는 드라마를 '애국가 시청률' 드라마라고 하는 데 이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제작사에게,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에게 굴욕이다. 이런 굴욕을 한류 스타라고 하는 장근석은 수 차례 겪었다. 2013년 12월 방송분 대부분이 3% 이하의 시청률, 애국가 시청률이었기 때문이다. 일본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방송 전 이미 수출 계약이 타진 되었다고 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장근석이 철저하게 실패한 것이다.



나는 여기서 장근석의 실패 이유보다 장근석의 실패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 지 그 부분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자 한다. 장근석의 실패는 두 가지 교훈을 말해준다. 첫 번째는 시청자들의 드라마 선호 요소가 변했다는 것이다. 과거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가 누구냐'였다. 인기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대부분 인기 상향가를 쳤고 이로 인해 많은 제작사들이 어떻게든 수 억원의 출연료를 줘서라도 인기 배우를 섭외하고자 하였었다.


하지만 한류 스타라는 장근석은 철저하게 실패하였고 이는 출연자가 더 이상 시청자들의 선택을 유혹하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님을 말해준다. 두 번째 교훈은 '한류 스타의 역효과'의 증명이다. 이는 글 앞에 말한 것과 비슷한 내용으로 한류 스타가 출연한다고 하면 많은 언론이 호들갑을 떨어서 시청자의 기대를 지나치게 높여 놓아 방송 이후 실망감을 준다는 것으로 이번 장근석의 실패로 '한류 스타의 역효과'가 실제로 존재함을 우리는 확인 할 수 있었다.



장근석의 실패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한류 스타의 몰락을 의미한다. 배우가 시청률을 떠먹여 주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인기 배우가 없어도 '재미'만 있으면 되는 시대다. 이는 오로라 공주의 사례가 잘 보여준다. 드라마 초반 지나치게 장근석의 인기에 기댄다는 느낌이 역력했는데 결과는 내 예상이 맞았다. 특정 몇몇 출연자에게 의존한 드라마는 더 이상 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장근석의 실패, 드라마 제작사들이 한 번쯤 고뇌해 볼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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