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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빠진 여자 주인공, 그런 여자 주인공을 구하기 위해 순간 이동이라는 비현실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여자 주인공을 구하는 남자 주인공. 정말 유치한 스토리다. 이게 왜 그렇게 많은 여성의 감정을 자극하는 지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쉽사리 납득하지 못 할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김수현에, 드라마 속 '도민준'이라는 캐릭터에 열광하는 지를 이해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지금 대한민국은 '도민준' 열풍에 빠져 있다.



김수현의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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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된 7회를 시청하고 난 후 "김수현,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이 아니기에 별그대를 시청하는 이유는 김수현이 아니라 전지현을 보기 위해서였지만 별그대를 꾸준히 시청하면서 나도 모르게 김수현의 팬이 되어가는 내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보디가드를 자처하는 그의 모습, 전지현을 위기에서 매번 구하는 그의 모습, 그리고 법학과 의학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자신있게 말하는 그의 모습은 남자인 내가 봐도 멋있었다.



그동안 드라마 속 김수현은 '남자의 적'이었다. 강남에 많은 땅을 소유한, 전문 지식을 갖춘 김수현은 많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상위 1%의 결혼 상대이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볼 때 김수현과 같은 인물은 '재수없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짠하고 나타나 여자 주인공을 구하는 장면이나 러브신 후반부에 나오는 도저히 일반 남성으로서는 따라할 수 없는 멋진 프러포즈 등의 장면은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많은 남성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주범이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에 살아가는 많은 남성들은 심심하면 등장하는 '드라마 속 멋진 남자 캐릭터'를 좋게 보지 않는다. 그런데 별그대 7회를 보고 난 후 앞서 말한 것에 동조하던 내 모습이 사라진 것 같다. 이건 멋있어도 너무 멋있다. 김수현이 드라마 속에서 보여주는 '멋있음'에는 뭔가 모르게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다.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드라마 속 김수현의 멋진 모습은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해왔던 내가 초라해지는 느낌이다.



특히 7회 마지막 부분에 차에 강제로 태워져 암벽 밑으로 추락할 위기에 있던 전지현을 구하기 위해 짠하고 나타난 김수현이 마치 아이언맨이 된 듯 자동차를 손으로 눌러내리며 자동차의 전진을 막는 그 장면은 정말로 멋있음 그 자체였다. 또 유인나와의 말다툼 이후 건물을 나서던 전지현에게 어항이 떨어질 것을 예측하고 순간 이동하여 전지현을 구하는 장면과 전지현이 무서워 하는 모습을 보이자 보호하는 드라마 속 김수현의 모습도 정말 멋있었다.


글을 길게 썼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별그대 속 김수현이 너무 멋있다는 것이다. 평소 누군가를 칭찬하는 글을 거의 쓰지 않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오글거리지만 이런 오글거림도 참을 만큼 7회에서 김수현이 보여준 모습은 정말로 멋있었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니 별그대가 40%대 시청률을 찍고 종영할 것이라는 주장이 슬금슬금 생기고 있던데 왠지 모르게 이번 만큼은 그런 주장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김수현, 정말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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