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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연예인의 인기 여부를 판단짓는 잣대는 '방송출연 횟수'였다. 인기가 많으면 그만큼 많은 방송에서 연예인을 모셔가려 할 것이고 이는 곧 대중 사이에서의 연예인의 인기를 판단지을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기준이었

기 때문이다.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연예인은 '인기 연예인'이었고 TV에서 접할 수 없는 연예인은 '한 물간 연예인'이었다. 체계적이고 시스템화된 연예 기획사가 없었던 당시엔 무조건 많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이런 생각에 크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하고 '방송출연 횟수' 이외에도 연예인의 인기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생겨난 오늘날 더 이상 '방송출연 횟수'는 인기 여부를 판가름 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되지 못한다. 이는 김구라와 김준호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인기 여부는 표면적인 인기가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시선 등 다른 요소까지 모두 포함한 인기다.


얼마 전 김구라가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1년 동안 방송에 출연한 횟수가 총합 297회라는 점을 밝히자 많은 언론들은 김구라의 인기가 대단했다고 치켜세웠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김구라를 '인기 연예인'으로 생각할까에는 의문이 든다. 김구라가 TV에 많이 출연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김구라의 비중, 그리고 '김구라'라는 명성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도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김준호도 마찬가지다. 김준호가 개그콘서트, 1박 2일, 인간의 조건, 해피투게더 등 KBS에서 올 한해 가장 많은 방송에 출연한 예능인이라는 이유로 오늘 열리는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군 중 유재석과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고 하는 데 이런 주장에 솔직히 동의 할 수 없다. 김준호가 KBS 예능프로그램 다수에 출연하여 KBS에 보탬이 되었고 인지도가 예전에 비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대상을 수상할 만한 재목이 되지는 못한다.


예능인에게 있어 다작만이 능사는 아니다. 김구라와 김준호의 머릿 속에는 여러 방송에 많이 출연하는 방법이 '인기 연예인'이 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겠지만 이런 식의 방법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유재석의 사례가 아주 좋은 사례다. 현재 유재석은 KBS, MBC, SBS 등 방송사별로 1개의 방송에 출연하고 있으니 진행하고 있는 방송 숫자로만 본다면 김구라와 김준호에 비해 훨씬 뒤쳐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유재석이 김구라와 김준호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방송출연 횟수 = 인기 연예인' 공식이 성립하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김구라와 김준호는 분명 인지도 높은 예능인이다. 이는 그들이 출연한 방송 횟수가 잘 나타내준다. 하지만 김구라와 김준호 정도의 인지도에 이렇게 낮은 지지도와 우호 여론이 없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가 있다. 다작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 절대로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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