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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을 보인 1박 2일 '시즌 3'는 한 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캐릭터들의 조합은 신선했고 방송 중간 중간 1박 2일 '시즌 1'을 연상시키는 정준영의 일종의 사기극과 김주혁의 어리숙함은 재미를 배가 시켰다. 방송 중간에 시도했던 퀴즈 등에서 다소 부자연스럽고 재미를 반감시키는 장면이 있기는 했지만 '시즌 2'에 비해 확실히 재밌어졌다. 지금 당장 '시즌 1'에 비견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디테일을 살피고 각 멤버들이 자신들의 캐럭터가 가지고 있는 효과를 극대화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다.



1박 2일에서 김종민의 존재 이유를 알지 못하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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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 한 가지는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바로 김종민의 존재다. 김종민이 1박 2일에 잔류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신구 조화'를 통한 재미의 극대화다. 하지만 이 날 방송에서는 김종민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앞으로 김종민이 1박 2일에게는 짐이 될 것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날 방송에서 김종민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김종민이 없었으면 오히려 방송이 전체적으로 더 신선했을 것 같았다.



방송 전 많은 이들은 김종민의 하차를 요구했었다. 1박 2일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1박 2일 제작진에게 다른 뾰족한 수는 없었다. 1박 2일을 체험하지 않은 사람들만 가지고 방송을 진행해 나가기에는 너무 큰 모험이었기 때문이다. 미우나 고우나 1박 2일 '시즌 3'에게는 경험자가 필요했고 1박 2일 제작진의 선택은 김종민이었다. 하지만 이 선택이 모든 것을 망쳐 놓을 것만 같다. 단 한 편만 보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김종민은 1박 2일 제작진에게 데리고 갈 사람이 아니라 버리고 갔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김종민에게 기대했던 것은 새로운 멤버들에게 1박 2일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김종민이 기존 멤버인 만큼 그동안 1박 2일에서 큰 웃음 소재였던 '멤버vs제작진'의 구도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방송에서 김종민은 이런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1박 2일 시스템에 대해 묻는 질문이 자신도 모른다는 입장만 밝혔다. 심지어 제작진의 요구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순한 양처럼 따라가기만 했다. 오히려 신입인 데프콘이 제작진의 방침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웃음을 만들어냈다. 한마디로 김종민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다.



또 우리가 김종민에게 기대했던 것은 '시즌 2'가 추구했던 착한 예능을 막는 역할이었다. '시즌 1'에서 김종민이 보여줬던 배신자 컨셉이 그리웠었다. 누차 말했지만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착하기보다는 배신하고 강하게 제작진에게 어필하는 모습이 더 재밌고 유쾌하다. 이를 가지고 비난 할 사람은 누구도 없다. 그 장면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고 멤버들끼리 똘똘 뭉치게 하여 '멤버vs제작진' 구도를 만들어 다른 예능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기대했었다. '시즌 1' 1박 2일에서는 이런 장면에서 정말로 큰 웃음을 만들어냈었다.


하지만 김종민이 이 날 보여준 모습은 우리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제작진에 질질 끌려 다녔고 자신의 존재감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예능계에서 찾아 볼 수도 없었던 김주혁이 더 웃겼고 김종민이 했어야 할 역할을 정준영이 해냈다. 버라이어티 초보들이 수 년간 1박 2일에 몸담아 온 김종민보다 더 웃겼다. 신선함을 반감시키면서까지 데리고 왔던 김종민이었다. 하지만 이 날 보여준 김종민의 모습은 제작진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그리고 왜 시청자들이 왜 그렇게 줄기차게 김종민의 하차를 요구하는 지를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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