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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에서 '추격전 무한도전'이라는 타이틀로 하루 종일 추격을 소재로한 무한도전을 내보낸 적이 있다. 이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하나는 추격전이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주는 소재라는 것이고, 예능에서는 착한 것보다는 배신하고 또 다시 배신하는 그런 장면, 즉 착하지 않은 예능이 시청자에게 더 큰 웃음을 주고 더 사랑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화려했던 1박 2일 '시즌 1'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천재라고 불리는 은지원의 계략, 그리고 앞잡이 이수근의 활동, 강호동의 파워풀한 활동과 의외의 반전은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줬다.



1박 2일이 '착한 예능'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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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즌 2' 1박 2일에서 이런 반전과 추격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모두 다 너무 심각할 정도로 착했다. 지금 무한도전의 박명수처럼 누군가는 욕을 먹으면서도 웃음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는데 '시즌 2' 멤버들에게는 무한도전의 박명수와 같은 존재를 발견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복불복과 게임에서 웃음을 만들어내야만 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방송이 전체적으로 게임 중심으로 돌아가보니 시청자는 실증을 느꼈고 1박 2일을 떠났다.



1박 2일 '시즌 2'가 폐지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멤버들의 하차를 떠나서 그냥 재미가 없었다. 너무 착했다.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라 다큐프로그램이 더 정확했다. 이름 값 있고 개그맨인 연예인이 출연했다 뿐이지 진정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지 못했다. 이게 1박 2일 '시즌 2'가 실패한 이유다. 1박 2일 '시즌 3' 제작 간담회을 보니 '시즌 2'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멤버가 바뀌고 제작진이 바꼈다 뿐이지 '시즌 2'와의 차이점은 찾아 볼 수 없다.


이런 1박 2일에게 유일한 희망은 착한 예능을 지양하는 것이다. 여기에 '시즌 1'에서 김C가 한겨울 추위 속에서 상자만 입고 방송에 나온 것만큼 망가지고 노력할 마음이 있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과거 '시즌 2'처럼 게임만 주구장창 하고 누군가 망가지려고 하지 않는다면 절대 승산은 없다. 복불복이나 게임 등 기존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이미 담당 PD가 밝힌 만큼 그들에게 남은 방안은 오직 '나쁜 예능'을 추구하는 것이다.



예능에서 배신을 한다고 그를 욕하는 이는 없다. 예능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고 프로그램 내에서 배신에 배신을 한다고 해서 그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배신을 하는 장면을 가지고 식상하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못 봤다. 1박 2일이 매회 새로운 여행지로 떠나는 만큼 충분히 재미있고 유익한 '나쁜 예능'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지금 1박 2일은 운명의 길에 서있다. 여기서 망한다면 '시즌 4'가 새롭게 나오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그것은 시청자도 KBS도 바라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1박 2일에는 메인 MC도 그렇다고 정말로 재능있고 버라이어티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연예인도 없다. 담당 PD는 이게 장점이라고 한다. 그 장점을 살리는 길은 '나쁜 예능'을 만드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로 배신하고 또 다시 화해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은 '시즌 3' 1박 2일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가 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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