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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케이블 방송에서 아이돌의 사생팬에 대해 집중 해부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 말로만 들어봤지 실제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집중해서 방송을 시청했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본 사생팬의 실체는 충격적이었다. 모 아이돌의 숙소에 들어가는 것은 애교 수준이었고 택시 기사에게 하루 일당을 주고 하루 종일 아이돌의 뒤를 쫓아다녔다. 자해를 해 편지를 쓰고 집에 있는 금고를 털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비싼 선물을 해주는 행위까지, 아이돌의 사생팬은 말만 팬이지 스토커와 다를 바가 전혀 없어 보였다.
이런 이들에게 피해를 당했다며 엘과 연애설에 휘말렸던 김도연이 트위터에 억울함을 토로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녀는 "제 입으로 단 한번도 말할 기회없이 열애설 낸 건 그쪽 일부팬들이 아니였나요 전 제입으로 사귄다 안 사귄다 언급한 적 없습니다. 사진 끼워 맞추기 하면서 허락없는 열애설까지 보도하고 많은 상상으로 유명 타가수까지 연류시키면서 욕보이게 한 건 누굴까요. 더 이상 이사건 저에게 묻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작성한 이들에 대해 모욕죄 등으로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피니트 엘 소속사는 김도연과의 열애를 인정하지 못 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속 가수 보호 차원에서 열애를 인정할 수 없었다는 게 그들의 변명이다. 엘 소속사의 안일한 대응으로 엘과 연애설에 휘말렸던 김도연은 신상정보가 공개되고 악플러들의 공격을 받는 등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되었다. 그런데 김도연을 바라보는 여론이 곱지 않다. 김도연이 갑작스럽게 트위터를 통해 엘과의 열애에 대해 언급한 이유를 두고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많은 이들이 주장하는 것이 '쇼핑몰 홍보용'이다.
김도연이 엘과의 열애에 대해 뒤늦게 언급한 이유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을 홍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사건의 전후 사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들으면 이게 사실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는 언론 플레이라는 개념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언론 플레이는 보통 소속사가 기자들에게 '배포 자료'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통해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이를 기자가 기사로 쓰는 식으로 진행된다. 또는 막강한 힘을 가진 연예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의 안 좋은 점을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언론플레이다.
하지만 김도연의 쇼핑몰에 대해 먼저 정보를 흘린 쪽은 언론이다. 김도연 쪽이 아니라는 소리다. 김도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이미 김도연에 대해 많은 기사가 나온 상황에서 똑같은 내용을 기사화 하는 것은 메리트가 없다. 그렇다 보니 기자들은 다른 소재를 찾게 되고 연예 기자들은 김도연이 과거 출연했던 방송을 뒤지며 기사화 할 소재를 찾아낸다. 그렇게 찾다가 걸린 것이 김도연의 쇼핑몰이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김도연은 가만이 있는 데 언론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위해 스스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는 소리다.
또 주장하는 것이 '연예인 등용문'설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김도연이 대중에게 확실하게 눈 도장을 찍었으니 얼마 있지 않아 그녀가 연예인으로 방송에 나올 것이라는 게 주된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 아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연예인에게 있어 첫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다 동의하는 내용이다. 김도연이 진정으로 연예인으로 데뷔하려고 했으면 굳이 이런 사건을 터트려 그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려고 했을까. 바보가 아닌 이상 굳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 할 이유는 없다.
지금 상황은 우리 스스로가 피해자를 욕하고 있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떠나서 이번 사건의 본질만 봤을 때 김도연은 피해자이고 비난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자신이 억울하다고 트위터에 글을 쓴 것이고 이를 이슈화 한 것은 언론이다. 김도연이 홍보를 하기 위해, 혹은 연예인이 되기 위해 이런 자작극을 벌렸다고 비난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기사를 쓸 생각은 하지 않고 유명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나 들락달락 하고 있는 기자를 비난하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 아닌가 싶다. 피해자를 욕하고 온갖 의혹을 제기하는 우리, 과연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이 김도연의 입장이었어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