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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의 시청률 추이를 놓고 보면 전체적으로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청률이 전체적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수없이 많은 이유를 제시해야겠지만 굳이 한 가지를 뽑으라면 저는 '억지 감동 유발'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웃음을 주던 프로그램이었던 예전의 예능프로그램과는 달리 요즘 들어 수많은 예능프로그램들이 감동을 추구하다 보니 후유증을 겪고 있는 듯 하기 때문인데요.

지금의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자신들의 본분은 잊은 채 오직 감동에 모든 신경을 쏟아 붓는 듯 합니다. 예능프로그램의 본분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지금의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이 어색할 정도입니다. 조금이라도 밀리는 듯 한 조짐이 보이면, 위기의식이 느껴지면 즉각 '감동'으로 프로그램 포멧을 변경하고 있습니다. 남자의 자격이 바로 대표적인 예입니다.


KBS 한 관계자에 따르면, 2011년 올해에도 '남자의 자격 합창단' 프로젝트가 진행 된다고 합니다. 소위 말하는 시즌 2가 진행된다는 것인데요. 지난 해 큰 감동과 엄청난 화제성을 보였던 남자의 자격이기 때문에 기대된다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은 남자의 자격의 합창단 시즌 2에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지금 남자의 자격이 합창단 시즌 2를 진행 한다는 것은 심각하게 위험한 도박을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억지 감동이 싫습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웃음과 함께 감동까지 시청자에게 선사해 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 예능계 상황에서 이는 실현 불 가능한 게 사실입니다. 즉 아직까지는 웃음과 함께 감동이 공존 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지난 해 선보인 남자의 자격에서는 웃음보다는 감동에 초점을 뒀습니다. 이런 점에서 시청자들은 환호했고, 감동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위치에서 돌아보면, 남자의 자격은 멤버가 시도한다는 콘셉트는 물론, 예능프로그램의 본분인 웃음마저도 놓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올해 또 다시 비슷한 콘셉트를 시도한다고 하니 지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또 합창단이라는 것이 예능프로그램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지난 해 성공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자의 자격 합창단과 같은 소재를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신선함이라는 부분과 아직 식상화 되지 않은 '감동'이라는 코드가 있었기에 성공 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남자의 자격 이후 쏟아진 '감동' 코드 때문에 지금 시청자들은 '감동'이라고 하면 관심을 갖기 보다는 실증을 느끼는 게 사실입니다. 저도 이 유형 중 한 명이고요.


이런 상황에서도 남자의 자격 합창단 시즌 2를 시도하겠다는 것은 감동으로 미진한 웃음 부분을 채워보겠다는 꼼수에 불과합니다. 저보다 지금의 상황과 여론이 어떠한 지를 더 잘 알 만한 곳에서 이런 발표를 한 이유는 안 봐도 뻔 합니다. 지금 남격의 합창단 시즌 2 시도는 '한 번 통했으니 두 번도 통하겠지?'라는 식으로 이미 써먹은 소재를 다시 시도하는 '재탕'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이면 웃음으로 승부를 보면 될 것을, 감동 코드로 승부하면 비판은 없고 호평만 있다고 해서 너무 우려 먹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통한 소재로 뭘 얼마나 더 해 먹으려고 하는 지 정말로 씁쓸합니다. 그리고 또 무엇보다 '원작 만한 속편 없다'라는 말을 모르지 않을텐데,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은 시청자에게 '감동'이나 먹으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차이지만, 저는 예능프로그램에서 감동을 추구하는 것을 그렇게 좋게 보지 않습니다. 지금 세상에는 '감동'이라는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들로 넘쳐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능프로그램마저 감동을 추구 한다면, TV의 어떤 부분에서 웃음을 느끼라고 하는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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