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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문화가 생겨 나면서 콘텐츠의 성행 등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생겨났지만, 이에 비례하는 부작용도 곳곳에서 생겨 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아이돌 팬덤간의 충돌을 들 수 있는데요. 특히 남성 아이돌 그룹 팬덤의 충돌은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고 현실입니다. 몇몇 무개념 팬덤의 '줏대도 없이 이랬다 저랬다, 언론이 이러면 또 우르르 몰려가서 욕 하고, 팬덤의 비난에 대해 자중의 목소리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또 다시 사라지는'식의 활동으로 인해 아이돌 팬덤은 항상 대중에게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상대 아이돌 그룹을 비하하고, 또 팬덤간의 충돌을 일으키는 팬은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런 충돌이 큰 화제 거리로 다루어지고, 타자 전쟁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돌 팬덤은 '자중'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인데요. 아이돌 팬덤은 마치 자신의 자녀가 누군가에게 맞고 집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것처럼 종종 자신들의 스타들이 타 팬덤에게 욕을 먹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복수를 해주겠다는 식으로 달려들어 싸운 곤 하는데요.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팬덤 문화는 '자신들만의 문화'라는 편견이 강하게 듭니다. 자신들과의 동지가 아니면 철저히 배격하고, 자신들과 한 편이면 또 반기죠. 그러니까 팬덤 문화에는 일종의 '흑백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잘못된 문화는 항상 언론의 좋은 기사 소재가 되었고, 지금까지 팬덤 문화는 악플러들과 동등한 수준이었다고 하는 생각이 우세했던 게 사실입니다. 여기엔 스타들의 무책임한 태도로 팬덤이 자제 할 능력을 상실하게 만든 원인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양요섭의 경고는 신선했습니다.

비스트와 같은 아이돌 가수는 팬덤 없이는 절대 생존 할 수 없는 가수입니다. 팬덤이 없다면 아무리 언론에서 떠들어도 아이돌에 관심을 가지는 대중은 극히 드물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양요섭의 경고는 자칫 내분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이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스타들이 자신들의 팬덤이 거침없이 남을 비난하고,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는 데도 침묵을 지켜왔고요. 그런데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양요섭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거침없이 달리는 자신들의 팬덤에 강력한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어떠 했을까요?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내분은 존재하지 않았고, 비스트의 팬덤은 마치 팬덤 문화의 충돌을 바라보는 대중과 같은 시각이었습니다. 양요섭의 트위터에 관련된 기사를 접한 후 저는 더 이상 관련 기사를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고, 이런 것은 저 같은 블로거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오후가 되어 다시 블로그에 접속해 보니 의외의 유통 경로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전에 발행했던 기사를 통한 유입은 계속해서 이루어 지고 있었던 것인데요.


몇 달 전 저는 당시 비스트의 립싱크 논란에 대하는 팬덤 문화를 보고 '신선하다'는 평과 함께 비스트의 팬덤인 뷰티의 행동을 추켜 세운 적이 있었습니다. 논란에 대해 '이에는 이'라는 대응 방식을 쓰지 않는 것과 악플러들과 비슷한 수준의 활동을 하는 팬들이 눈에 띄게 없었기 때문인데요. 이번 양요섭의 경고에도 팬들은 변하지 않았더라고요. 양요섭의 경고에 관한 기사에는 대부분 호의적인 반응이었지만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습니다. 일부는 과한 단어까지 써가며 '자뻑하고 있네' 등의 반응까지 보였고요.

그런데도 뷰티들의 반응은 온순하고, 또 유연했습니다. 양요섭의 경고에 유연하게 대처한 것이죠. 여기서 팬덤이 흥분했다면 그 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큰 타격이 갈 수도 있던 상황에서 팬덤은 정말 유연한 대처를 취했습니다. 물론 비스트 팬덤의 대응 방식에는 변한 게 없었습니다. 그 동안 해오던 각종 논란에 대한 대응 방식이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쭉 이어져 왔을 뿐이죠. 그래도 양요섭의 경고에 유연하게 대처한 그들은 칭찬받아 마땅하고 생각합니다. 아니 어떻게 생각하면 제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을 둘러싼 충돌을 보면서 저는 아이돌 팬덤에 대해 그렇게 호의적인 시각을 가지지 못 했습니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여기서 끝나지 않고 스타들까지 나서서 팬덤간의 충돌을 유발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양요섭의 경고에 관련된 자료를 살펴 보면서 오랜만에 훈훈한 팬덤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왠지 모를 행복감이 들었습니다. 팬덤의 자제를 촉구하는 양요섭이나 이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비스트 팬덤의 모습은 지극히 정상적인 팬덤과 아이돌 스타의 공존 관계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올바른 관계가 성행 되어서 바른 팬덤 문화가 정착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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