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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유롭게 자신들만의 자유를 만끽하며 방송을 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제작진이 없었던 1박 2일은 모든 게 곧이 곧대로 노출되는 다큐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승기의 원맨쇼에 가까운 나영석 PD 성대모사가 없었다면 사실상 이번 방송은 방송의 의미가 모두 퇴색되는 최악의 특집이었을 뻔 했습니다. 1박 2일 제작진이 물론 자정이 넘은 시간에 합류하여 복불복이라는 기존 콘셉트는 진행이 되었지만, 제작진이 없었던 수 시간 동안의 1박 2일은 너무나도 많은 허점을 그대로 노출했습니다.

한 가지 예로 방송 이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이수근 하의실종' 키워드를 들 수 있습니다. 모든 멤버가 남자인 1박 2일에서 이수근은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고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카메라가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까먹은 채 말이죠. 이런 장면이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이슈 소재로 자리 잡은 '하의실종'이라는 키워드로 이어지면서 이수근이 이 날 방송에서 보여준 장면은 많은 네티즌들과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와 방송을 보지 못 한 일반 대중에게 또 다른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든 게 좋았습니다. 물론 또 다시 몇몇 네티즌들에게 이수근은 '노출증'이라는 비난 여론을 들을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예능인이 웃음을 줬다는 것 자체는 욕 먹을 일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수근이 이 날 방송에서 흡연한 장면이 그대로 노출 된 것은 아주 큰 문제인 듯 합니다. '이수근 하의실종'이라는 키워드는 이수근이 웃음을 주기 위해 일부러 했다고 치고 넘어갈 수 있어도 이수근이 흡연을 한 장면은 정말로 큰 실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제작진이 존재하지 않은 탓이 가장 크다고 생각 합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예능 사상 강호동이 최초로 설거지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체감 온도가 영하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제작진이 없는 탓에 강호동은 멤버들과의 가위바위보에서 져 설거지를 하기 위해 밖에 나왔습니다. 강호동은 자신이 예능 사상 길게 남을 설거지를 하는데 찍지 않느냐며 멤버들을 들들 볶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카메라를 찍으라'는 말이 아니라 카메라를 돌리는 것을 가장 먼저 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제작진이 없는 상태에서 설치된 카메라는 수근의 흡연장면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전 이번 흡연 장면은 이수근과 제작진 둘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제작진은 멤버들에게 '카메라가 촘촘히 설치 되어 있습니다'라고 오프닝 당시 멤버들에게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 날 촬영에는 12대의 카메라가 동원 되어 제작진이 없는 상황에서 멤버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담아냈습니다. 이런 것을 망각한 채 12대의 카메라가 자신을 찍고 있다는 것을 까먹은 채 대놓고 담배를 핀 이수근에게도 아주 큰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수근 뿐만 아닙니다. 이를 사전에 검토하지 못 한 제작진도 잘못이 있습니다.

물론 단 6~7초였던 장면까지 섬세하게 검토하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에도 은지원의 흡연 장면이 여과 없이 노출 되는 바람에 1박 2일은 거센 비난 여론을 받았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이 지나기 채 1년도 전에 또 다시 이수근의 흡연 장면이 그대로 노출 된 것은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아직까지 이를 언급하는 언론과 시청자들은 별로 없지만 얼마 후면 이수근의 흡연 장면이 도마 위에 오를 것입니다. 1년에 두 차례의 흡연 장면을 내보낸 1박 2일 제작진은 수없이 많은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얼마 전에도 자막 실수로 곤욕을 치루고도, 1박 2일은 또 다시 비난 여론을 들을 수밖에 없는 최악의 편집을 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제발 예능을 보는 데 불쾌감은 안 들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번에 시도된 제작진 없는 방송은 어디까지나 취지만 좋았습니다. 제작진이 없던 1박 2일은 방송을 다큐와 같이 만들었고, 자신들 멋대로 카메라가 있는 장소에서 흡연을 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해프닝이 또 다시 일어나는 실수가 없었으면 합니다. 올 한해 수고 많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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