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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이어 예능프로그램도 점점 대형화 되어가고 있다. 드라마에서 '몇 억'의 제작비가 들어간다는 것으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지 못하지만, 예능에서의 '몇 억'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무대에서 짜여진 대사에 따라 활동하는 기존 코미디를 시작으로 메인 MC을 1~3명 배치하여 게스트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포장하는 토크쇼에서 <무한도전> 방송 이후 초 강세를 띄고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까지 그동안 한국 예능프로그램들은 방송사들의 주요 수익원이 되었다. 적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유율과 높은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며 고공행진을 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예능프로그램의 힘이 강했길래 KBS, MBC, SBS로 이루어진 방송 3사의 경쟁의 승자는 '높은 시청률 예능프로그램 보유'라는 말이 있겠나?

그러나 이제 이런 흐름도 '바이바이'를 외치고 있다. 해외로 나가면 '대형 프로젝트'라고 했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 해외 나가는 것은 예능계에서 '無' 의미하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이 원년 멤버인 '하하'와 이별 장면을 촬영하고자 떠난 인도 방송분까지만 해도 해외 촬영에는 늘 '대형 프로젝트'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지금은 '머 해외가지고'라는 식의 반응이 우세 해지고 있다. 교통 수단의 발달과 통신 수단의 발달로 해외에 나가는 것은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는 것 처럼 이제 돈만 있다면 세계 어느 곳에 가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로인해 이제 '대형 프로젝트'라 하면 출연진이 100명이 넘거나 사람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곳 정도에서만 쓰여지고 있다.


시청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예능프로그램들도 해외에 나가는 상황에서 주요 예능프로그램들은 더 큰 '대형 프로젝트'의 수식어를 받기 위해 점점 제작비와 출연진들을 대형화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자타공인' 토요일과 일요일 등 주말을 책임지고 있는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남극으로 떠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동안 남극하면 펭귄과 세종기지만 떠올렸을 뿐 정작 남극에 여행을 가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무한도전>과 <1박 2일>은 이점을 이용하여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부각 시키려고 하고 있다. 방송사에서 적극적으로 밀어준다면 세계 어느 곳이든 가서 촬영 할 수 있겠지만, 방송사가 '큰 약점'을 잡히지 않은 이상 시청률도 안나오는 예능프로그램에게 수 억원 아니 더 나아가 최대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밀어줄 이유는 없다.

'시청률 + 원금 회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주요 예능프로그램들을 밀어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행보는 정말 '우려 덩어리' 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측면에서 본다면 대형화 되어가는 예능프로그램들이 좋다고 말 할 수도 있기는 한데,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대형화 되어가는 예능프로그램들은 예능계에 활기를 불어 넣기는 커녕 예능계에 큰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세계화 되어가고 있는 한국'을 이끌어 나갈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비행기의 발달로 동아시아 가는 것은 '해외 가는 것'이라고 안여겨 지고 있는 한국에서 주요 예능프로그램들의 '대형화'는 한국 국민들의 정서와 여러 분야의 '세계화'에 큰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본다면 주요 예능프로그램들의 '대형화'는 예능계에게 큰 '독'이 될 수도 있다. 주요 예능프로그램이라하면 수 많은 '고정 팬'들과 시청자 층, 그리고 이에 합당한 웃음력을 가지고 있는 <무한도전>과 <1박 2일>과 같은 '국민' 예능프로그램의 일컫는 말이다. '주요 예능프로그램'이 의미하는 말이 무엇이겠는가? 사실상 <무한도전>과 <1박 2일>만 '웃음 있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소리. 물론 이들 프로그램은 유재석, 강호동이라는 '국민 MC'와 웃음끼 많은 출연진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이들의 예능계 독점은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이러한데 주요 예능프로그램들이 남극이나 방송 출연진만 100명이 넘는 방송 등 프로젝트를 '대형화' 한다면?


결과는 안봐도 뻔하다. 물론 예능계라는게 <세바퀴> 등을 최고의 시청률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등 변수가 많지만 유재석과 강호동이라는 '국민 MC'와 이경규, 박미선, 이휘재 등 1.5 MC들이 독식 해버린 예능계에서 제 2의 <세바퀴>가 나온다는 것은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등 대형 프로그램들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가 의미하는게 무엇이겠는가? 이들이 대형화 되면 될수록 새로운 예능프로그램들의 시장 진입은 어려워진다는 소리이고, 이로 인해 <무한도전>과 <1박 2일>은 더 많은 인기를 구사하게 될 것이다. <무한도전>과 <1박 2일>의 '남극 프로젝트' 등 대형화로 가는 길에 있는 프로젝트가 잘못 되었다는 소리가 아니다. 현실이 보여주고 있지 아니한가?

솔직히 대한민국 국민에게 예능프로그램들의 이름을 말하라면 저 두 프로그램이 빠지는 일이 있는가? 지금도 엄청난 인기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 '남극 행'에서 나오는 '대형'이라는 수식어까지. 시도는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주요 예능프로그램의 '대형화의 길로 가는 프로젝트'는 정말 '우려 덩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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