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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 미니시리즈 <히어로>가 지난 14일을 4.7%라는 저조한 시청률 기록, 시청자 곁을 떠났다. <히어로>는 통렬한 사회풍자가 깃든 드라마로 인터넷 게시판에서 뜨거운 환호를 받았으나, 시청률은 너무나도 저조한 드라마이다. 드라마 <히어로>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2009년 12월 23일에 방송된 11회분 6.4%로 마지막까지 두 자릿 수 시청률을 못하였다. <히어로>의 종영 이후 언론들은 드라마 <히어로>를 '비운의 걸작'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필자의 입장은 다르다. 필자가 보기에 드라마 <히어로>는 보기에는 비운의 걸작이 아닌 뿌린대로 거둔 졸작 중 졸작이다. <히어로> 제작진은 부진의 이유를 '대진운'이라고 밝히고 있어, 이를 객관적으로 <히어로>를 본다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드라마를 시청한 뒤 관련 기사를 보면 <히어로> 제작진이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히어로>가 방송된 시기 KBS에서 200억이라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아이리스>가 방송 되었고, <아이리스>에 이어 <추노>가 2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하였다고 해서 <히어로>의 대진운이 안 좋다고 말 할 수는 없다. <히어로>의 낮은 시청률은 절대 대진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대진운은 운이 아니라 노력해서 얻는 결과물이다. 다시말해,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니 대진운이 좋다는 것이고, 드라마가 재미 없으면 당연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못받고 이는 대진운이 안좋다는 것이다. 대진운을 가지고 시청률 추이를 논할려면 최소 <탐나는도다>는 되어야 한다. <히어로>의 낮은 시청률에서 대진운을 따지기 보다는 스토리를 먼저 따져야 한다.

<히어로>는 <찬란한 유산>의 아성을 넘을 것을 다짐하고 화려하게 출발하였던 대다수의 착한 드라마의 중 최고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드라마계의 대세는 막장 드라마였지만, 이 속에서 성공한 특별한 케이스가 바로 있다. 바로, 막장 드라마 홍수 속 눈에 띈 드라마는 <찬란한 유산>. <찬란한 유산>은 이승기 등이 출연한 드라마로 5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드라마이다. <찬란한 유산>은 아주 특별한 케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찬란한 유산>의 대성공 이후 막장 드라마가 점령하고 있던 시장에 <열혈장사꾼> 등 착한 드라마가 쏟아졌다. <찬란한 유산>의 아성을 넘을 것을 다짐하고 출발한 착한 드라마들가 내놓은 결과는 너무나도 참혹하다.


<찬란한 유산> 이후 방송계에 쏟아진 착한 드라마 중 두 자릿 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조금이라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린 드라마는 <열혈장사꾼> 뿐. 이를 제외하고도 <히어로>가 이름을 알리긴 하였지만, 이는 드라마가 재밌어서가 아닌 이준기의 인지도 덕분이였다. 이처럼, 착한 드라마가 계속하여 부진한 성적을 내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너무나도 식상한 스토리가 착한 드라마가 부진에서 못 빠져 나오고 있는 이유이다. 막장 드라마의 경우 어떠한 방식으로 복수나 이상한 짓을 해도 욕만 먹는다. 아니, 막장 드라마는 오히려 이런 현상을 즐긴다. 막장 드라마는 욕을 먹으면 먹을수록 시청률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에비해 착한 드라마는 어떤가.

방송 내용 중 막장 코드가 조금이라도 담겨져 있으면 네티즌들을 비롯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 욕을 먹는 착한 드라마는 시청률이 하락하고, 조기 종영하는 일이 허다하였다. 그 결과 착한 드라마를 표방한 드라마들은 신선한 전개보다는 식상한 전개를 선택하였다. 식상한 스토리 전개를 계속해오던 <히어로>는 어느 순간부터 다음 회가 기대되지 않는 드라마로 불리기 시작했다.  식상한 스토리 전개를 하다보니 방송을 첫 회부터 보지 않았어도, 다음 회에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상하면 60~70%는 일치하는 현상이 허다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히어로>가 한창 방송되던 시기에 한 연예 블로거의 글을 읽고 너무나도 놀랐다. 바로 전 날 본 <히어로>의 스토리와 거의 일치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글을 올린 블로거는 유명한 블로거도 아니고, 매일같이 포스팅을 올리는 블로거도 아니였다. 이 블로거에게 메일로 문의 해본 결과, 이 블로거의 나이는 14살.

중학생이 예상한 스토리 전개와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들이 모여있다던 <히어로>의 작가진들이 짜낸 스토리와 같았다. 왜 이렇냐고? 스토리가 너무나도 식상하였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두고 면밀히 살펴본 후 <히어로>를 시청하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소리이다. 언론들과 <히어로> 측은 대진운을 저조한 시청률의 가장 큰 이유로 뽑고 있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 <히어로>의 가장 큰 패인은 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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