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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만 하면 논란이다. 일부 네티즌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기사화 되고 이게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말 한 마디면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옛말은 이제 정말 옛말이 됐다. 지금 대한민국은 말 한 마디 잘못하면 대역 죄인이 된다. 이시영 모유비누 논란에 대해 여러 생각을 갖을 수 있지만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남녀 대결 구도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시영 모유비누 논란의 발단은 이렇다. 옆집 사촌 지간인 승리는 얼마 전 출산을 한 이시영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십자수 등을 선물했다. 이를 받은 이시영은 승리에게 모유비누를 선물하겠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승리는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엄마들의 대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들은 29살 청년은 당황해 했고 이를 본 일부 네티즌은 "성희롱이다"는 주장을 개진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이런 주장이 기사화 되면서 인터넷 상에 이시영 모유비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누군가는 "명백한 성희롱이다"고 말하고 있고 다른 누군가는 "이게 무슨 성희롱이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고 이번 모유비누 논란의 경우는 보는 사람에 따라 시각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만큼 정답을 구분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이시영 모유비누 논란은 여유 없는 한국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성추행 등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예전과 비교해 몰라보게 달라진 사실을 감안한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논란은 너무 지나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예능의 한 장면으로 보고 넘길 수도 있는 장면을 'oo 논란'이라고 칭하며 죽어라 싸우는 지금 모습은 건전해 보이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의한 남녀 구도 프레임이 가속화 되고 있다. 물론 이시영 모유비누 논란을 보며 여자가 "성추행이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남자가 "이건 성추행 감도 안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사이트를 중심으로 조직화 되고 있는 남녀 대결 구도는 해당 주장에 편승하고 있지 않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정말로 불편하고 보는 내내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남녀 사이에 문제가 있다면 그 잘잘못은 분명 가려야 한다. 그러나 모든 남녀 사이의 대화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모습은 올바르지 않다. 승리가 5주년 특집 첫 번째 주인공으로 출연한 나혼자산다를 보며 개인마다 느낀 게 다른 건 당연하지만 제발 예능은 예능의 한 장면으로 보면 안 될까. 이시영이 정말로 승리를 상대로 성희롱 하려고 해당 단어를 꺼낸 건 아닐텐데 말이다.




이시영은 지금 육아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모유 비누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단어일 뿐 그녀의 표정, 말투에는 승리를 놀리고자 하는 모습은 없었다. 지금 인터넷에서 이 단어가 성추행이다 아니다를 두고 갑논을박을 벌이는 이들은 방송을 보고 해당 논쟁을 벌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모든 게 논란이 되고 남녀 나뉘어 "내 주장이 맞다"고 싸우는 지금 우리 사회. 처음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다고 생각했지만 그 수위와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은 기분은 나만 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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