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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 방송계에는 새로운 도전이 시도 되었습니다. 한국 방송계 유래상 단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걸 그룹 버라이어티’가 새롭게 시도 되는 일이였습니다. 이 도전을 시도하는 KBS는 그동안 방송 되어오던 ‘희희낙락’을 폐지하고 ‘청춘불패’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방송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시도 되는 ‘걸 그룹 버라이어티’라서 기대도 컸지만, 그만큼 우려도 컸습니다. 방송 3회 만에 방송 직전부터 터져 나왔던 우려의 의견들이 점점 현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식상함’이였습니다. ‘청춘불패’가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는 하나, ‘청춘불패’가 추구하는 컨셉 등 대부분이 현재 방송 중인 인기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국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정착된지 언 5년이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제 아무리 새로운 시도라고 해도, 절대 방송 소재가 중복되는 일은 막을 수 없습니다. ‘청춘불패’의 방송은 같은 방송국 내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1박 2일’과 많이 겹칩니다. 단 한 가지, ‘1박 2일’과 ‘청춘불패’의 다름 점은 멤버 수 뿐입니다. 그래서 ‘청춘불패’는 방송 전부터 ‘여자판 1박 2일’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언론들도 연일 ‘청춘불패’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고, 언론들의 엄청난 관심 속 ‘청춘불패’는 첫 회 방송에서 9.9%(전국 기준 - TNS미디어 코리아 조사내용)을 기록하며 순항을 예고 했습니다.


허나,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처음 예상과는 달리, 너무나도 식상하게 방송을 진행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언급 한 바와 같이 ‘청춘불패’가 이미 방송 중인 인기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들과 컨셉이나 소재 등이 겹친다고는 하나, 최소한 그동안 다른 프로그램들이 보여줬던 컨셉이나 소재 등은 사용하지 않을려고 노력해야 맞습니다. 하지만, 방송 내용을 보면 노력은 커녕 오히려 그동안 방송 되었던 프로그램들의 진행 방식을 따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몇 년 전, 한 프로그램이 그랬던 것처럼, 처음 기대와는 다르게 점점 이상해져 가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불운하게 폐지된 프로그램도 억지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 할려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고 쓸쓸하게 방송계를 떠난 적이 있습니다. 23일 방송 된 ‘청춘불패’에서는 학창 시절 등 추억을 되짚으며 G7(걸 그룹 멤버 7명)의 울음을 유도했습니다. 제작진의 의도대로 G7멤버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G7의 눈물이 시청자들을 감동 시키는데는 어떨지 몰라도, 제가 느끼기에는 감동보다는 식상함이 먼저 머리 속을 스쳐지나 갔습니다. 이와 같은 장면이 이미 3회 내내 방송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청춘불패’를 보면, 방송 전부터 가장 우려 되었던 ‘식상함’을 피하기는 커녕 오히려 ‘식상함’에게 한 걸음씩 더 다가가고 있습니다.


또, 과연 7명의 걸 그룹 멤버들이 어떻게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해 나갈지도 우려가 되었습니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그동안 보여줬던 자신의 이미지와는 다른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이미지로 먹고사는 걸 그룹들이 어떻게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해 나갈지가 크게 우려 되었습니다. 이 우려도 결국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지금 ‘청춘불패’가 보여주는 시청률은 절대 그들이 잘하기에 나오는 시청률이 아닙니다. 지금의 시청률은 ‘언플+걸 그룹들의 인지도’에서 나오는 시청률입니다. ‘청춘불패’에서 카라의 구하라를 제외하고는 이게 무슨 예능프로그램인지, 아니면 다큐프로그램인 헷갈릴 정도록 웃음은 정말 적습니다.


이미지를 너무나도 강조하다보니 나와야 할 웃음마저 없어지고 있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을 감동 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물론, 감동도 나오고 웃음까지 나오면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예능프로그램의 본래 목적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일입니다. 예능프로그램이면, 예능프로그램 답게 어느정도의 웃음은 주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은 기존 예능프로그램 보다 더 많은 웃음을 줄 수 있는 소재가 있습니다. ‘청춘불패’는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입니다. 기존 예능프로그램 보다 더 많은 웃음을 줄 수 있지만, 지금 ‘청춘불패’의 방송 내용을 보면 속 빈 예능에 불과합니다.


식상함에 웃음까지 없는 지금의 ‘청춘불패’. 이대로 가다가는 처음 예상과는 달리 2009년 최고의 망한 예능프로그램으로 전락 할 수 도 있습니다. ‘언플+ 걸 그룹의 인지도’로 살아남는 지금의 ‘청춘불패’ 이대로는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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