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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엣가요제 조선영

진심은 모든 것을 이긴다


솔직히 말해 듀엣가요제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느끼지 못했었다. 조선영과 산들의 무대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노래를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아니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지금, 왜 듀엣가요제가 방영되기 시작했는지 납득이 안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영은 이런 내 생각이 틀렸음을 진심어린 노래로 깨닫게 해줬다.



조선영이 뛰어난 가창력을 뽐낸 건 아니었다. 다른 참가자와 비교해 봤을 때 "대단하다" 할 정도의 가창력은 분명 아니었다. 심지어 그녀는 말하는대로를 부르는 중간에 실수까지 했다. 온전히 '노래를 부르는 행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이날 듀엣가요제의 우승자가 조선영과 산들이란 소식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와 산들은 다른 경쟁자들을 누르고 400이 넘는 압도적인 표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결과는 그녀의 노래에 진심이 담겨져있다는 데 기인한다.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뭐가 진심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는 없지만 만약 내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검색을 통해 듀엣가요제 조선영과 산들의 영상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대중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 길어야 4분 정도인 시간은 그냥 말하기에도 벅찬 시간이다. 하지만 싱글맘인 조선영의 말하는대로는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뭔가에 열심히 해본 적은 없지만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뒤돌아보지 않고 열심히 해보겠다는 다짐이 느껴졌다.



듀엣가요제 출연으로 조선영의 삶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만큼 싱글맘이란 타이틀을 이겨내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 한 번의 무대로 그녀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 할 수는 없지만 듀엣가요제에서 보여준 것처럼 한다면 가능성은 존재한다.




조선영과 산들에게 쏟아지는 호평 여론은 듀엣가요제 제작진에게도 분명한 호재다. "복면가왕의 아류가 아니냐"는 비판을 극복해낼 수 있는 소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가수와 일반인의 콜라보, 거기에 사연있는 일반인이 진심을 담아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데에서 오는 긍정적인 시각은 앞으로 듀엣가요제의 중요한 원천이 될 것이다.



29일자 방송은 완벽했다. 언제 또 다시 이런 무대가 나올지, 구성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렇게만 한다면 무주공산 상태인 금요일 오후 9시대 예능 시장을 접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불러준 조선영, 이를 도와준 산들, 그리고 이런 무대가 만들어질 수 있게 자리를 만든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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