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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맨 코나

실망과 비난은 엄연히 다르다


분명 슈가맨 코나의 가창력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였다. 코나라는 그룹을 모르는 이가 들었을 때, 우리가 흔히 보는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 만큼의 가창력도 되지 않는 이들이 무슨 추억 속의 슈가맨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코나가 등장하며 부른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속 코나의 가창력은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난 굳이 "이를 문제 삼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물론 나 역시 코나의 가창력에 실망했다. 우리가 원하던 그 노래를 코나가 멋지게 불러주길 바랬는데 그 기대는 슈가맨 코나의 노래를 듣는 순간 무너졌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내 감정은 우리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가창력을 보여준 코나가 "실망스럽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몇몇 이들의 행보를 보면 실망과 비난이란 두 단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슈가맨 코나에게 "실망했다" 등의 완곡한 의견 표현 수준을 넘어 코나라는 그룹 자체를 부정하고 나아가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추억에 젖은 30~40대를 비난하는 꼴을 보면 딱 위와 같은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 정도의 지능만 가지고 있어도 비난과 실망이란 단어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텐데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각자가 생각하는 "잘한다"의 기준은 다르다. 나 역시도 이를 알고 있고 각자 개인의 기준을 존중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코나가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설사 좋은 소리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들을 비난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난 슈가맨이 대중에게 사랑 받는 이유가 슈가맨이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추억에 젖어들게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즉 지금 슈가맨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은 원곡자가 노래를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보다 자신을 그 때 그 시절, 그 때의 추억으로 얼만큼 돌아가게 해주는 가를 더욱 더 중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난 지금 코나의 가창력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을 쓰며 실망이란 감정 표현 수준을 넘어 비난을 하고 있는 이들을 진정한 슈가맨 시청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슈가맨 애청자인데도 불구하고 코나의 가창력과 관련해 도를 넘어선 비난성 댓글을 다는 이들이 있다면 진지하게 자신이 중시하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되돌아 보길 진심으로 추천한다.



우리는 추억에 젖어들기 위해 슈가맨을 시청한다. 그리고 제작진은 그런 시청자들의 니즈에 충족하는 방송을 만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코나의 가창력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게 그들을 비난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코나를 비난하는 건 슈가맨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고 나아가 앞으로 당신들이 원하는 슈가맨들의 방송 출연을 막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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