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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예대상 김구라

대상 자격 망친 건방진 태도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김구라였다. 29일 진행된 MBC 연예대상에서 김구라는 유재석과의 치열한 2파전 속에 최종적으로 2015년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연예대상 전부터 김구라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를 놓고 인터넷 상에서 갑논을박이 벌어졌지만 MBC의 선택은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아니라 무려 5개의 프로그램(라디오스타, 마리텔, 세바퀴 등)을 진행하며 지난 한 해 동안 MBC 예능국을 책임지고 이끌어온 김구라였다.



MBC 관계자들이 판단하기로는 유재석보다는 김구라가 지난 한 해 동안 MBC 예능국에 기여한 바가 더 컸던 모양이다. 말이 쉬워 5개의 프로그램이지 사실상 매주마다 한 주 분량의 녹화를 해야하는 예능 제작 환경을 고려해볼 때 김구라가 매일 MBC에 출근하는 MBC 직원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했던 만큼 그에 걸맞는 보상을 해준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난 이번 김구라의 대상 수상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정상적인 수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김구라가 연예대상을 수상할 때 보여준 건방진 태도와 MC를 보며 그가 선보인 말투에는 분명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히 대상을 수상할 때 그가 짚고 있던 짝다리 태도는 정말 눈에 거슬렸다. 마치 자신의 대상 수상이 당연하다는 듯 기존의 대상 수상자와 다르게 건방진 태도를 보이며 자신이 준비했던 대사를 그대로 읊는 듯한 그의 태도는 아직 준비되지 못한 대상 수상자의 모습이 어떤가를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 아닌가 싶다.



김구라가 수상 소감에서 밝힌 수직적 소감에도 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MBC 방송 사장부터 시작해 말단 제작 PD에 이르기까지 수직적으로 감사 소감을 밝혔는데 난 이 부분이 매우 잘못됐다 생각한다. 자신에게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이 아닌, 그저 권력 서열에서 가장 높이 있는 사람부터 순서대로 언급하는 그의 발언을 들으며 난 과연 이 수상 소감이 누구를 위한 수상 소감인가라는 강한 의구심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됐다.



개인적으로 난 김구라를 좋아한다. 과거 태도보다 진일보하려 노력했던 그의 태도에, 그리고 최소한 자신이 맡은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그런 김구라의 성격에 호감을 가졌고 그를 응원했다. 그렇기에 김구라가 대상 자격이 없다는 여론이 강성해질 때도 김구라가 받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가지며 상황을 지켜봤다.




그러나 올해 MBC 연예대상에서 김구라가 보여준 태도는 정말 실망스러웠다. 평소 그런 성격이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대상 수상이 유력시된 상황에서 오늘 하루 만큼은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주던 태도가 아닌 지금까지 선배, 혹은 동료들이 대상 수상자가 되었을 때 보여줬던 젠틀하고 온건한 태도를 보여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끊이지 않는 부분이다. 그만큼 그가 보여준 태도는 건방짐, 일색이었다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김구라에게는 2015년 MBC 연예대상을 수상할 자격이 충분했다. 그리고 그에 맞게 MBC는 김구라에게 연예대상을 줬다. 하지만 그러한 수상 자격과 달리 그가 상을 받으며, MBC 연예대상을 진행하며 보여준 수상 태도는 자격 미달이었다. 김구라가 언제 또 상을 받을지 모르지만 부디 다음에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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