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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이이경 논란

진짜 무서운 것은 따로 있다


진짜사나이 이이경을 둘러싼 논란은 분명 실수일 것이다. 아무리 제 정신이 아니라 해도 개인 정보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일본 가요도 아닌 군가를 대한민국 지상파 방송국이 틀리 없지 않은가. 그들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도 우리나라 국민이고 생각을 같이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기에 그들을 맹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이번 진짜사나이 이이경 사태를 통해 주목하는 것은 이번 이이경을 둘러싼 논란보다는 앞으로 MBC가 어떤 액션을 취할 것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난 이 부분이 너무나도 무섭다.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번지든 MBC나 진짜사나이 둘 다 그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사과만 하고 넘어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주민 번호가 인터넷 상에 널리 퍼져 있는 것과 주민 번호만 가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MBC나 진짜 사나이 측은 이번 이이경 사건을 가벼운 사건으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눈에서 볼 때 이번 주민번호 유출 사건은 멤버 한 명이 부상 당한 사건보다 가벼우면 가벼운 사건이지 무거운 사건이 아닐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MBC나 진짜 사나이에게 있어 이이경은 프로그램을 돌리는 데 들어가는 부품에 불과한 존재다. 더욱이 아무리 이이경이 있기 있는 배우라 해도 예능국 입장에서 보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저 그런 스타다. 그들에게 있어 이이경은 계륵과 같은 존재란 소리다. 지금 당장에야 여론에 밀려 사과하겠지만 정작 MBC나 진짜 사나이에게 있어 이번 이이경 논란은 언젠가는 지나가는 그저 그런 논란에 불과하다.



이번 논란이 무서운 것은 일본 군가를 사용해도, 누군가의 개인 정보를 유출해도 관련자들은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있다. 그저 대중의 눈에만 띄지 않으면 장땡이다.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한 일본 군가를 방송에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유치원생도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지만, 이런 기본 상식을 위반했어도 MBC측과 진짜 사나이 측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게 되어 있다.




물론 이이경 측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서고 관련자를 처벌해 달라고 수사 당국에 요청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이경이 연예인이란 상황을 고려해보면 앞서 언급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방송국에 드라마 등으로 출연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갑인 방송국을 상대로 소송을 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나.



잘못을 하면 그에 맞는 책임을 지는 게 맞다. 더욱이 예능프로그램이 대중에게 끼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고려해보면 그들이 져야할 책임은 절대 작은 책임이 아니다. 더 큰 권력에는 더 큰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그들은 지금까지 당연히 짊어져야 할 것이라 생각되는 책임의 무게에서 벗어나 있었고 이번 이이경 논란 역시 시간이 흐른 후 돌아보면 관련자들은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을 게 눈에 훤히 보인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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