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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은가은

눈만 높아진 0점짜리 시청자들


"복면을 벗어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을 출연시키는 건 뭐냐" 복면가왕에 출연한 은가은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앞과 같은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 자신들은 복면가왕에 꼬마마법사라는 가명으로 출연한 은가은을 모르고 있는데 이런 이를 복면가왕에 출연시키는 건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은가은은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인물이 아니며 필자 역시 복면가왕 출연 전까지만 해도 은가은이란 존재를 몰랐던 게 사실이다. 그런 만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은가은 무명론'이 무조건 옳지 않다고 보지는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뭐라하는 건 심각한 모순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은가은을 모른다며 은가은을 비난하고 모욕하는 처사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된다. 언제부터 복면가왕이 '인지도 있고 가창력 있는 가수'만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는지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가은을 무시하는 처사는 복면가왕 제작 의도 자체를 무시한 행동과 다를 게 없다.



복면가왕이 복면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얼굴을 알고 노래를 들을 때 발생하는 각종 선입견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함으로써 오로지 노래 실력으로만 그 사람을 평가하게 하는 게 복면가왕의 제작 의도며 재미 요소다. 만약 복면가왕이 출연진에게 복면을 씌우지 않았다면 은가은과 같은 사람을 출연조차 못했을 게 뻔하다.



만약 복면가왕이 복면을 씌우지 않은 채 가수들을 출연시켰다면 1vs1 서바이벌 형식으로 벌어지는 구조 속에서 대중들과 패널들의 마음은 유명인에게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복면가왕의 장점이자 재미 요소는 사라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복면가왕은 모든 출연진들에게 복면을 쓰게했고 이로 인해 우리는 은가은을 비롯해 여러 실력 있는 무명 가수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고 오는 긍정적인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위와 같은 긍정적인 수확은 뒤로 한채 오로지 '유명인'만 출연시키라고 하는 일부 시청자들의 행태를 보고 있자니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유명인만 출연시킬거였으면 애초부터 복면가왕은 제작이 되어서도 방영이 되어서도 안되었을 프로그램이다. 그렇게 유명 가수를 보고 싶은 다른 대체제를 찾으면 될 일이다.



은가은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아니다. 이는 나도 인정하는 바다. 그러나 아무리 자신이 모른다고 해서 방송에 왜 출연시키냐고 따지는 건 도대체 뭔 정신으로 하는 행위인지 납득이 안 된다. 유명하지 않은 사람은 복면가왕에 나오지 말라는 법은 그 어디에도 없으며 오히려 이런 유명하지 않은 이의 반란이 난 더 즐겁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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