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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탁 뚜찌빠찌뽀찌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했다


만화를 즐겨보는 연령대를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 저학년으로 특정하는 특성상 보통 성인이 만화를 보거나 관련 이야기를 하면 "오덕 아니냐"는 핀잔을 받기 일쑤였다. 그렇기에 난 무한도전 심형탁의 뚜찌빠찌뽀찌에 대한 여론이 이토록 호의적일지 상상조차 못했다.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성인의 만화 사랑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강하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심형탁은 어떻게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이유야 아래에서 차근차근 설명하겠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난 심형탁의 인기몰이가 무한도전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심형탁 뚜찌빠찌뽀찌의 성공이 무한도전였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은 무한도전의 센스에 관한 부분이다. 만약 무한도전이 애초부터 심형탁을 만화를 좋아하는 캐릭터로 몰고 갔다면 이번 뚜찌빠찌뽀지는 엄청난 대중의 비난의 직격탄을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애초부터 심형탁의 캐릭터를 희귀남으로 정의했다. 예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캐릭터라는 게 캐릭터 설정의 이유였는데 난 이런 설정이 심형탁의 뚜찌빠찌뽀찌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없앴다고 본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하든 그의 행동은 희귀남이란 캐릭터로 흡수됐고 대중은 이런 캐릭터 설정을 거부하지 않았다. 즉 방송 초반 만들어논 희귀남이란 캐릭터가 모든 비난의 근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 이유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뛰어난 리액션에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센스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무한도전 센스는 제작진의 캐릭터 설정과 자막 등과 관련된 이야기고 두 번째 이유인 무한도전 멤버들의 리액션이란 부분은 철저히 멤버들의 뛰어난 리액션 능력에 기반한다. 심형탁이 정준하의 소개로 무한도전을 처음 만났을 때 옷에 묻은 흰색 가루와 관련해 하하와 정준하 등의 멤버들이 보인 반응이 아주 좋은 사례다.



첫 만남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심형탁이 입고 나온 청색 계열 옷에 묻어 있던 흰색 가루가 디자인이 아니라 어디서 묻혀온 것이라는 게 밝혀졌고 자신의 팔에도 똑같은 가루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한 하하는 심형탁을 끌어 안는 리액션을 선보였다. 동지를 만났다는 그의 리액션은 심형탁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고 그 당시부터 형성된 호의적인 이미지는 지금까지도 심형탁을 호의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있다.




마지막 이유는 무한도전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호의적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만약 무한도전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부정적이었다면 심형탁의 뚜찌빠찌뽀찌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무한도전에 대한 대중의 호의적인 시각은 심형탁의 뚜찌빠찌뽀찌에 대해 자칫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시각을 중화시켰다.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호의적인 시각이 심형탁의 뚜찌빠찌뽀지를 긍정적인 바라보게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난 심형탁의 인기 몰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성인이 만화를 보는 게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범죄 행위도 아닌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행동이 금기시 되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형탁의 인기 몰이는 앞서 설명한 것과 관련된 부정적인 시각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어쨌든 어제자 방송에서 심형탁이 선보인 뚜찌빠찌뽀찌는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미스테리 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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