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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박규리

잘못 이상의 욕을 먹는 그녀가 불쌍하다


솔직히 말해 불쾌했다. 방송 내내 '다 or 까'의 말투를 사용하는 박규리를 보며 어색함을 넘어 "도대체 왜 저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가수이자 국악인인 박규리가 '자기야 - 백년손님'에 출연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자기야 박규리의 어색한 '다 or 까' 말투를 질타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박규리가 대중의 질타를 받는 이유는 '다 or 까' 말투에 기인한다. 사실상 무명에 가까운 박규리가 내세울 것이라고는 자신이 출연했던 방송을 알리는 것 뿐인데 그 중 대표적인 게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박규리의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 출연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자기 PR을 위해 '다 or 까' 말투를 사용했을 것이다. 남들이 몰라주니 자기 스스로 해서라도 군대에 다녀온 걸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박규리의 저런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자기도 연예인이고 가정이 불안하니 어떻게든 자기 스스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PR이 절실한 상황이었고 그 과정에서 출연한 바 있는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은 자신의 에피소드가 되기 충분했을 것이다. 여군 1만 시대니 뭐니 해도 5000만 인구의 반이 여성인 상황에서 군대에 다녀와 군대 이야기를 하는 여성은 극히 드문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다.



그러나 박규리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 그것은 바로 군대란 곳이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사회 곳곳에서 군대의 강압적인 말투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소에 맞지 않은 '다 or 까' 말투 사용은 자기 PR 측면에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녀의 이미지 측면에서 봤을 때는 최악의 전략이 아니었나는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대체 자기야 박규리의 잘못이 얼마나 크기에 이렇게 친일파 마냥 욕을 먹어야 하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박규리가 욕을 먹는 1차적인 요인은 너무나도 보기 불쾌했던 박규리의 '다 or 까' 말투에 있지만 이건 정말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 게 사실이다. 박규리가 나라를 팔아 먹은 것도 아니고 남편 부킹 사실까지 박규리와 엮어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도대체 인간으로서 가능한 일인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박규리가 잘못한 건 맞다. 상황에 맞지 않고 의도적으로 보이는 '다 or 까' 말투 사용은 분명 잘못했다. 그러나 단순히 이것만 가지고 '성괴(성형요괴의 준말)'라고 욕하고 남편이 나이트에서 부킹하다 걸렸으니 저런 사람과 결혼한 박규리도 결국 비슷한 무리 아니겠냐고 어림잡아 추측성 글을 쏟아내는 일은 도대체 뭔 정신으로 하는지 궁금하다. 잘못을 했으면 그 부분에 대해 질타하는 게 맞지 확대해서 비난하는 건 올바른 일이 아니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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