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

맹목적인 비난이 옳은가


네티즌들과 시청자들의 의견이 틀린 것은 아니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사랑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기존에 출연하던 쉐프를 몰아내고 들어온 맹기용 쉐프가 경력 4년차에 불과하다는 점은 분명 대중의 분노를 일으킬 만하다. 여기에 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의 요리 실력이 수준 이하라는 점은 제 3자가 보기에도 뭔가 석연치 않다.



수 십 년의 경력을 가진 쉐프가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여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요섹남이란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사랑받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이기에 대중의 맹기용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다. 요리도 잘못하는 사람이 오로지 얼굴만 믿고 TV에 출연한다는 비아냥을 대중이 내뱉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해도 과연 이런식의 맹목적인 비난이 옳은가는 다시 한 번 되돌아볼 대목이다. 그렇다고 대중이 냉장고를 부탁해 맹기용의 요리 실력에 대해 비난하는 것 자체를 나쁘게 보는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이 방송을 시청하고 느낀 감정이나 후기 등을 인터넷 공간에 올리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의 여론 형성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난 맹기용의 가족을 들춰내고 맹기용의 든든한 뒷배가 맹기용을 냉장고에 부탁해에 출연시키도록 제작진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등의 음모론을 제기하는 행위에는 분명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만약 네티즌들의 주장처럼 음모론이 사실로 밝혀져, 누군가의 압력에 의해 맹기용이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할 수 있었다면 이건 단순히 음모론 수준에서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절대 작은 문제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난 또 왜 오로지 맹기용에게만 비난의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미 맹기용의 요리 수준은 여러 방송을 통해 공개됐고 방송 전부터 네티즌들은 맹기용의 요리 수준에 대해 의문을 남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은 맹기용 출연을 강행했다. 절대 제작진의 책임이 적은 부분이 아니란 소리다. 그런데 지금 대중은 오로지 맹기용에게만 입에 담기 어려울 말까지 써가며 온갖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방송 전부터 맹목적으로 맹기용을 비난했다면 난 대중이 월권 행위를 하고 있다며 대중을 공격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방송이 전파를 탔고 방송에서의 맹기용의 모습이 수준 미달이었기에 대중의 저런 비난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난 비난의 방법과 과정에 매우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맹기용은 친일파가 아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맹기용만을 비난하는 것에는 매우 큰 문제가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글의 내용이 유익하셨다고 
생각하시면 아래의 ♡ 공감 을 눌러주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