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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썸머

한 단계 더 진화한 관찰 예능


우리나라 방송 시장은 포화 상태다. 안 해본 소재가 없고 안 해본 포맷이 없다. 그렇기에 남은 선택지는 기존의 소재에 뭔가 변화를 주거나 한 단계 진일보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5일간의 썸머는 연애라는 너무나 익숙한, 아니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진부함 그 자체인 소재를 제대로 진일보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5일간의 썸머는 흔히 대중에게 썸을 타는 관계라고 알려진 남녀 스타가 함께 프랑스, 상하이 등으로 해외 여행을 떠나 정해진 기간 동안 진짜 연인처럼 행동하고 동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얼핏보면 연애를 소재로 하는 예능프로그램 중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5일간의 썸머는 여러 부분에서 우리 결혼했어요과 다르다.




우리 결혼했어요와 5일간의 썸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출연하는 멤버간의 연애 감정에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경우 전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출연하는 것과 다르게 5일간의 썸머는 애초부터 일면식이 있는 스타들이 출연한다. 레이디제인과 홍진호가 대표적인데 이 둘은 웬만한 사람이면 알고 있는 대표적 연예계의 썸이다.



또 다른 차이점은 진도의 속도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경우 전혀 일면식이 없는 사람이 출연하기에 진도 면에서 매번 대중에게 답답하다는 느낌을 선사했다. 그러나 5일간의 썸머는 다르다. 일면식이 있는 스타들이 출연하는 만큼 대중에게 실제 커플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대중이 느껴오던 답답함의 부분을 속 시원하게 풀어준다.




덧붙여 아이돌 일색인 우리 결혼했어요와 다르게 어느 정도 실제 커플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는 커플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난 오히려 5일간의 썸머가 우리 결혼했어요보다 더 볼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응원하고 관찰한 스타가 실제 커플로 이어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쏠쏠한 재미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정상회담이 그랬고 마녀사냥이 그랬다. 누구나 익숙한, 심지어는 식상하기까지 한 소재에 변화라는 노력을 준 결과 비정상회담과 마녀사냥은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을 넘보는 프로그램까지 성장했다. 5일간의 썸머도 앞작들과 같은 길을 걷지 말란 법은 그 어디에도 없다. 만약 누군가 5일간의 썸머의 미래에 대해 점쳐보라고 한다면 난 그 미래가 아주 밝다고 말할 것 같다. 한 단계 진보한 관찰 예능을 선보여줬기 때문이다.


대중문화평론가 배철기(9cjfr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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