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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배우 이승비의 폭로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극단 나비꿈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승비는 최근 한국 사회의 화두인 '미투 운동'에 합류,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한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성추행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이번 폭로 글로 이윤택 연출가를 향한 비난과 처벌 요구 여론은 더욱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구체적 서술, 신뢰가 가는 폭로


이승비의 폭로는 구체적이다. 물론 정확한 장소와 시간이 적시된 건 아니다. 그러나 그녀의 글에는 상당한 신빙성이 보인다. 당시의 상황을 완벽하지는 않지만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이 이윤택 연출가와 어떻게 관계되어 있었는지를 밝힌 부분은 폭로에 힘을 더해준다. 이승비는 해당 글에서 '국립극장 객원단원'이었다며 자신의 당시 직위를 밝혔다.




이어 이승비는 이윤택과 단 둘이 있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발성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것이었다"면서 이윤택이 낮 연습 도중 자신에게만 남으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승비는 당시 "(이윤택이) 그곳에서도 왕같은, 교주같은 존재이기에 남아서 연습에 응했다"며 이윤택의 연습 요구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있는 CCTV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 넣고 만지기 시작하여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습니다"고 말한 부분은 필자가 이승비의 폭로를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다. 피해자가 아니면 밝힐 수 없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이승비의 폭로를 믿을 수 없다는 몇몇 이들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글에 적혀 있는 내용들이 일관되고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말한 부분은 이번 이승비의 폭로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다른 건 몰라도 실제 이승비가 당시 일로 공연을 하지 못하고 응급실에 갔다면 진료 받은 기록 또는 내원한 기록이 남아있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날짜가 언제인지도 밝혀지게 된다. 이는 경찰이 조사를 시작한다면 어렵지 않게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승비가 글 중 언급한 '신경 안정제' 역시 쉽게 사실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이승비의 응급실 방문 기록과 그녀가 신경 안정제를 먹기 시작한 시기를 비교해 본다면 이승비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큰 어려움 없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성추행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승비가 이윤택의 성추행으로 실제 약을 먹기 시작했다면 이는 절대 간과할 문제가 아니다.




이승비는 글 마지막에 "그제 아버지를 하늘 나라로 보내드리고 손을 떨며 간절한 마음으로 제 마음과 의지를 전합니다"고 적었다. 그녀가 어떤 심경으로 이윤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 글을 작성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과연 이번 이윤택 관련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용기 있는 이승비의 폭로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진행될 이 일을 주의깊게 지켜볼 생각이다.


사진 출처 = 이승비 페이스북, 네이버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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