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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월드컵 특수'가 시원치 않다. 15일 오전 0시(한국시간), 러시아 vs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로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됐지만 몇몇 축구 팬을 제외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이에 따라 월드컵 시즌, 항상 볼 수 있었던 '월드컵 예능' 역시 빛을 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 배경 방송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던 과거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처럼 '월드컵 예능'이 힘을 얻고 있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는 세 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6·13 지방선거로 이어진 대형 정치 이슈에 월드컵이 가려진 면이 크다. 대형 이슈가 존재하지 않았던 전 월드컵과 달리 올해 러시아 월드컵은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결정짓는 정치 이슈가 많았고 이는 자연스럽게 월드컵에 대한 관심 하락으로 이어졌다.



국가 대표팀이 최근 경기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준 탓도 크다.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열린 네 차례의 평가전에서 온두라스 전을 제외하면 그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이는 축구 팬들 사이 '3전 3패일 것'이란 예측을 낳게 했다. 최근 이어진 평가전을 통해 여론을 반전시키고 이를 자연스럽게 국가 대표팀을 응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했지만 우리 대표팀은 그러지 못했다. 




방송 측면에서 보면 '월드컵'을 다룰 방송 프로그램이 마땅히 없단 점을 뽑을 수 있다. 월드컵을 다루던 무한도전이 휴식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방송사별로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예능프로그램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월드컵'을 다루기에 적합하지 않다. 국내 여행을 다루는 1박 2일이 러시아로 갈 리 없고, 그렇다고 복면가왕이 갑자기 러시아로 향해 월드컵 특집을 진행할 리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만약 우리 국가 대표팀이 1차전인 스웨덴전에서 나아진 전력으로 승리한다면 지금은 낮아 보이는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한 순간에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 선거 이후 월드컵을 능가할 만한 대형 이슈가 존재하지 않는 점도 긍정적이다. 스웨덴전 승리는 당연한 월드컵에 대한 관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를 방송사들이 놓칠 리 없다.



물론 여전히 월드컵을 다룰 만한 예능프로그램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월드컵에 대한 대중의 관심 상승은 월드컵 이후 이어질 예능 제작에 분명 플러스적 요소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잊어버리고 국가대표팀이 선전한 후 손흥민, 기성용 등 대표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섭외, 방송을 제작한다면 월드컵 전에는 누리지 못했던 '월드컵 특수'를 충분히 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월드컵 특수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회의적 시각은 우리 대표팀의 선전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변수다. 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하다면 '회의적'은 그대로 '회의적'으로 남겠지만 스웨덴전 또는 멕시코 전에서 1승을 거둔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작된 월드컵, 그 끝에서 방송사들은 '월드컵 특수'를 누릴 수 있을까.


사진 = KBS

글 = 시본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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