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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강호동이 아니다. 세상에는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일이 있기 마련이다. 강호동에게도 동료들과 함께 이승기 면회를 갈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강호동은 분명 아는형님 방송을 통해 "갈라고 했는데 서로 시간이 안 맞아가지고"라며 면회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얼마든지 넘길 수 있는 사연이다.




그런데도 아는형님 방송 후 인터넷 게시판엔 강호동의 무심을 비판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강호동이 방송에서 '우리 승기'를 외치는 것이 가식이었다고 말하는 반응부터 시작해 "너무 심했다"는 반응까지 표현은 저마다 다르지만 결론은 강호동의 면회 불참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반응들이다.




나도 아쉽다. 강호동이 이수근, 김종민 등과 함께 이승기 면회를 갔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이다. 함께 놀고 축구도 하며 더 끈끈한 우정을 쌓았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나. 그러나 그렇다고 면회 불참이 강호동을 비판해도 되는 정당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강호동의 불참이 아쉬운 건 분명한 사실이나 면회 불참이 비판받을 만한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든 지인의 경조사에 함께 하지 못한다. 요즘은 직접 참여하지 않고 조의·부의금만 보내는 경우도 상당하다. 바쁜 현대인들이 모든 사람의 경조사에 참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두고 그 누구 하나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아쉬움은 들지만 그렇다고 "그건 아니다"고 말하는 이는 거의 없다.



강호동도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안 될까. '그럴 수도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권리다. 강호동이라고 이승기 면회에 가고 싶지 않았겠나. 이승기는 현역 군이이었다. 서로 스케줄이 맞지 않아 볼 수 없는 경우는 왕왕 있다. 지인이 군에 현역으로 복무 중인 이라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부대 상황, 훈련 등으로 인해 보지 못할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강호동은 예능인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하는 직업을 가졌다. 그 뿐이다. 그에게는 남들에게 친절해야 할 의무, 지인의 행사에 반드시 참여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다. 시간이 맞으면 갈 수도 있고, 맞지 않으면 안 갈 수도 있다. 모든 건 그의 권리다. 강호동에게 주어진 권리를 두고 제 3자인 대중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건 지나친 사생활 간섭이다.




언제부터인가 많은 사람들이 방송인들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아무 말도 없이 넘어갈 일도 방송인이 해당 사연의 주인공이 되면 온갖 비난과 비판이 난무하고 있다. 강호동의 연예인으로서의 삶이 아닌 인간 강호동으로서의 삶까지 대중이 나서 입에 올리는 건 지양되어야 할 일이다. 


사진 = JTBC

글 = 시본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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