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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나처럼 늙어서.. 힘이 없어서.."


마음이 아팠다. 삼보 주임이 당한 폭행은 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 백 만명의 베이버 부머 은퇴가 눈 앞으로 다가온 지금, 삼보 주임의 일은 우리 아버지, 동료, 동생, 친구가 언제든지 당할 수 있는 일이었다. 실제 몇 년 전 고등학생이 노인을 폭행해 입건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라이브 10회는 실제 일어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일을 드라마틱하게 다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모두가 라이브 10회를 시청하고 삼보 주임 폭행 에피소드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요일부터 10일 오전까지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 대다수가 삼보 주임 폭행 관련 얘기. 누군가는 "불쌍하다"고 말하고 있고 다른 누군가는 "청소년 보호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우리와 더 관련된 두 가지 에피소드에 대한 반응은 정말 극소수다.





삼보 주임 폭행 에피소드가 드라마의 중심인 건 맞다. 경찰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라이브에서 경찰이 당한 폭행 에피소드는 분명 가장 중요한 스토리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까지 대기업에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용돈을 벌기 위해 청소년 대신 담배를 사주는 이른바 '담배 셔틀' 노인, 정해진 절차로는 삼보 주임이 당한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없는 부실한 절차에 더 이목이 쏠렸다.



'담배 셔틀' 노인의 얘기는 삼보 주임 폭행보다 더 우리와 밀접하게 관련된 스토리다.(사건은 9회에 등장하지만 이 사건의 연속으로 10회에서 삼보 주임이 당한 폭행 사건이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점에서 10회로 통합) 경찰 폭행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은 아니지만 경찰의 공무 집행에 원한을 품고 보복성 폭행을 가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오히려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퇴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자유 박탈에서 오는 생계형 범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얘기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삼보 주임이 당한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구대가 이번 사건에 개입하지 않고 형사과에 알려도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은 매우 차갑게 다가왔다. 삼보 주임에게는 함께 분노해주고 해결을 위해 같이 뛰어 줄 지구대 동료라도 있지만 만약 해당 사례가 우리 주변인에게 일어난다면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갔다.



각 에피소드는 시스템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삼보 주임이 당한 폭행은 경찰의 적법한 공무 집행에 원한을 품고 개인적인 복수를 하지 못하도록 처벌이 강화 되어야 한다는, 담배 셔틀 노인의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계형 범죄 예방을, 삼보 주임의 상처를 치유 해줄 후속 조치의 부족함은 사후 처리 방법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듯 보였다.




드라마를 보고 각자 느낀 바가 다른 건 당연하다. 나 역시 매 에피소드마다 느낀 점이 달랐다. 그리고 드라마가 다 끝난 뒤 드라마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게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봤고 그 결론은 '시스템 변화'로 귀결됐다. 각 사안마다 개인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사견으로 국민 치안과 가장 근접한 곳에서 근무하는 지구대 경찰을 비롯한 경찰 인권이 향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 tvN

글 = 시본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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