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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청구된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곽형섭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28일 오후 11시 30분경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등 제반 사정에 비춰 볼 때 안희정 전 지사가 증거를 인멸·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피의자 심문 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안 전 지사는 자정쯤 귀가했다.


<사진 = 안희정 인스타그램>


<사진 = KBS>


◇ 구속영장 청구 기각 왜?


법원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청구된 구속 영장을 기각한 것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곽형섭 영장전담판사가 밝힌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가 영장 기각의 주된 이유가 아닌가 싶다. 구속은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거나 도망쳐 수사 진행을 방해할 경우 인용되는데 안희정 전 지사 건의 경우는 구속할 만한 당위성이 떨어져 보이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법원은 꾸준히 영장이 청구된 피의자가 수사에 어떤 자세로 임하는지를 판단해왔다. 검찰 또는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거나 대외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며 사법 당국의 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경우 대다수 영장 청구가 인용됐다. 반대로 수사에는 적극 협조하되 법적으로 방어 논리를 펼친 이의 경우 많은 이의 영장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있다.


<사진 = 안희정 인스타그램>


◇ 안희정에게 쏠리는 이목, 냉정해질 필요성


이번 서부지법의 영장 기각으로 다시 안희정 지사에게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는 이번 영장 기각을 두고 내로남불이라는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 안희정이 현 여권 편이 아니라 야당 쪽이었다면 벌써 구속 영장 청구가 인용되었을 것이란 주장이다. 정치 진영을 이분법에 따라 나누고 반대편에서 보면 이번에 나온 구속 영장 기각이 탐탁치 않을 수도 있다.


<사진 = KBS>


나는 작금의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에 따라 개별 사안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법원의 결정마저 맹비난하는 건 지양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구속 영장을 기각하며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서울서부지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설명과 함께 영장 기각을 발표했는데 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진 = 안희정 인스타그램>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을 구속하는 건 지금으로서는 옳지 않다. 법원 역시 "지금 단계에서 (안희정 전 지사를) 구속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문서와 각종 기록이 말해주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례와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지사의 사례는 애초부터 결이 다르다.



냉정해져야 한다. 법원 등 믿을 만한 기관의 설명은 듣지 않고 오로지 자기 판단 하에 사안에 접근하는 건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 자기 말만 주장하는 건 건강한 민주주의 시민이 아니다. 앞으로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재판은 어떻게 진행될까. 


글 = 시본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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