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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현 감독 성추행 논란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017년 진행된 A 가수 뮤직비디오 미팅에 참가한 B 배우가 당시 조근현 감독으로부터 직접 들은 말이라며 관련 내용을 SNS에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녀는 해당 글에서 조근현 감독이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배우를 준비하는 애들은 널리고 널렸고 다 거기서 거기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출처 : MBC>


B 여배우의 폭로는 구체적이다. 그녀는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오후 3시라는 시간을 언급,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Me Too 운동 중 처음으로 구체적인 시간까지 게재된 폭로를 내놓았다. 이어 B 배우는 조근현 감독이 "오늘 말고 다음 번에 또 만나자. 술이 들어가야 사람이 좀 더 솔직해진다. 나는 너의 솔직한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조근현 감독 관련 성추행 논란이 커지자 그가 연출로 참여한 영화 <흥부>의 제작사 대표는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8일 이 문제를 알게 됐다"며 "당일 조근현 감독을 만나 사실 여부를 파악, 그를 모든 공식 일정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사 대표는 "우리 영화 일이 아니더라도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번 성추행 논란은 아침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영화계 인사가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다 정도의 말만 떠돌았을 뿐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던 중 오늘 오후 들어 해당 인사가 고인이 된 배우 김주혁의 유작 영화 <흥부>의 연출을 맡은 조근현 감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 = 영화 '흥부' 포스터>


개인적으로 이번 조근현 감독의 성추행 논란은 지금까지 있었던 그동안의 Me Too 운동보다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태어나 연극 관람이라곤 손에 꼽을 만큼 적은 나에게, 이번 운동 전에는 대가라는 이윤택의 존재를 알고 있지 못했던 나에게 연극계의 성추행 논란은 분명 나를 분노하게 했지만 그 분노의 정도는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근현 감독의 사례의 경우는 다르다.


<사진 = 다음>


나는 얼마 전 있었던 설 연휴에 직접 영화관에 가 <흥부>를 관람했다. 내가 좋았던 배우 김주혁의 유작이란 홍보를 듣고 큰 고민 없이 선택한 영화다. 해당 영화는 잘못된 세상을 바꿔보자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얻을 교훈이 많은 영화였다. 그런데 이런 영화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의 성추행 논란이라니, 처음에는 믿고 싶지 않았고 내가 잘못 읽은 건 아닌가 의심했다.




수 차례 다시 기사를 읽었다. 틀린 게 아니었다. 기사에는 정확히 조근현 감독의 이름과 영화 <흥부> 그리고 김주혁의 유작이란 설명이 써 있었다. 영화를 관람하고 "잘봤다"고 생각하며 한 주를 보내고 있던 나에게 이번 조근현 감독의 성추행 논란은 배신감을 줬다. 영화에서는 바른 말을 하는 이가 뒤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는 일련의 주장이 나에게는 정말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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