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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미스터리서클의 정체를 알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0초. 지금까지 복면 속에 얼굴을 숨긴 출연자의 정체를 추론했던 과정과는 완전히 달랐다. 대부분의 경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힌트를 얻은 후 증거를 일일히 찾아 해당 인물을 추론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이번의 경우에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필요 없었다.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그의 정체를 추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복면가왕 출연자를 추론하는데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하는 목소리는 완벽하게 그 정체로 조권을 지목하고 있었다. 21일 방송된 복면가왕을 시청한 이들 중 조권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써 목소리를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지만 평소 그를 알고 있고 그의 노래를 즐겨 들었던 1인으로서 단박에 조권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물론 조권이 복면가왕 미스터리서클이 아닐 가능성도 존재한다. 내가 직접 그의 얼굴을 본 것도 아니고 복면가왕 관계자도 아닌 만큼 그 정체에 대해 확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의 관점에서 볼 때 조권이 가면 속에 숨겨진 주인공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조권 특유의 약간 어린 듯한 그 목소리를 지금까지 나는 우리나라 연예계에서 들어 본 적이 없다.
조권의 발라드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이라면 그의 목소리와 복면가왕 미스터리서클의 목소리가 유사함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조권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온 만큼 많은 이들이 내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권이 아닌 다른 사람은 떠오르지도 않을 만큼 복면가왕 미스터리서클의 목소리는 조권의 목소리와 거의 100% 일치했다.
다른 증거들 역시 조권이 복면가왕 미스터리서클임을 지목하고 있다. 목소리가 조권임을 눈치챌 수 있게 했다면 나머지 특징들이 이를 확고히 해준다. 올해 MBC 쇼음악중심에 출연해 새벽을 열창한 조권과 복면가왕 미스터리서클의 마이크 잡는 손을 유심히 살펴보면 둘의 동작이 99.99%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속임수로 했다기에는 너무나도 완벽하게 일치하는 모습이다.
노래를 부를 때 왼발을 앞에, 오른 발을 뒤에 놓는 모습 역시 비슷하다. 가수의 경우 어느 무대건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볼 때 앞서 언급한 마이크, 발의 위치는 남은 1%의 구멍을 채워준다. 이처럼 우리는 빼박(확실한) 증거인 목소리를 제외하더라도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보이는 손동작, 발 위치 등 거의 모든 특징이 조권과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를 3배보다 더 많은 득표 수(76 vs 23)로 누르고 2라운드에 진출한 복면가왕 미스터리서클. 과연 그는 조권이 맞을까. 1라운드에서 나팔바지를 부르며 보여준 가창력과 테크닉이라면 충분히 레드마우스와의 승부도 기대해 볼만 할 듯싶다. 주로 부르는 장르가 아님에도 1라운드에서 큰 표를 얻은 만큼 향후 그가 보여줄 2라운드, 3라운드의 무대 역시 매우 기대된다.